삼성의 무노조 경영 방침이 폐기 수순에 들어선 가운데 삼성화재 자회사인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에서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그룹 내 10번째 노조다.
5일 한국노총에 따르면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노조는 1일 설립총회를 개최하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설립신고서를 제출, 4일 설립신고증을 교부 받았다. 이로써 공식 법내노조의 지위를 확보했다. 상급 연합단체는 한국노총이며,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소속이다. 애니카손해사정은 자동차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금 지급을 위한 피해산정 업무를 하고 있다. 이번에 설립된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 수는 50여명 수준으로 전해졌다. 전체 직원은 손해사정사 400명을 포함, 1,300여명이다.
노조 측은 “사측은 일방적으로 인사제도와 취업규칙을 변경하고 연봉 하한선 없는 성과해고제를 도입하며 노사 간 신뢰를 훼손해 왔다”며 “이에 맞서 권리를 찾기 위해 노조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노조의 설립작업은 지난 5월부터 본격 이뤄졌다.
노조는 신생 조직인 만큼 우선 조합원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규약상 조합원이 될 수 직원은 전체 직원 규모와 맞먹는 1,250명이다. 최원석 노조위원장은 “삼성이라는 특수성 탓에 직원들이 노조 가입에 선뜻 나서기 어려운 분위기가 존재한다”면서도 “삼성의 무노조 경영이 전 사회적으로 지탄받고 있어 과거처럼 회사가 노조 운영을 방해하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조는 다음달까지 회사를 상대로 공식적인 첫 단체교섭 요구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삼성그룹에는 삼성생명과 삼성증권, 삼성물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SDI,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웰스토리 등에 노조가 설립돼 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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