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미국이 자국산 원유 수출을 제재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을 봉쇄할 것이라고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이 4일 밝혔다.
이스마일 코사리 사령관은 이날 영저널리스트클럽(YJC) 웹사이트에 실린 인터뷰에서 “그들(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중단시키길 원한다면,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어떤 원유 선적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해상 통로로,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30%를 점한다. 앞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 2일 스위스를 방문해 “미국은 이란의 원유 수출을 모두 차단하겠다고 한다. 중동의 다른 산유국이 원유를 수출하는 동안 이란만 하지 못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제재로 이란이 원유 수출을 못하게 되면 다른 산유국도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이란을 압박하기 위해 제재를 복원, 이란의 생명줄이라고 할 수 있는 원유 수출을 봉쇄하려고 하자 이란은 이에 굴하지 않고 강 대 강으로 맞불을 놓을 태세를 취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본격적인 ‘석유전쟁’이 시작되는 정세다.
이란은 미국과 갈등이 있을 때마다 이 해협을 기뢰, 기동타격 쾌속정을 동원해 군사적으로 막겠다고 위협했다. 국제 원유 시장에 직접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단지 유조선과 상선의 통행이 중단될 뿐 아니라, 바레인에 주둔한 미 5함대가 개입할 수 있는 휘발성도 지닌다. 실제로 이 해협에서 미군 함정과 이란 해군 사이에 근접 기동과 경고 사격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지금까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실제로 막은 적은 없지만, 봉쇄 위협만으로도 국제 유가가 출렁이곤 했다. 그만큼 이 해협을 봉쇄하는 것은 폭발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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