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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반도체로 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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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반도체로 확전

입력
2018.07.04 22:48
수정
2018.07.05 00: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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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법원, 美 마이크론社 26개 제품

중국 내 판매금지 예비명령

삼성ㆍSK하이닉스에 영향 촉각

삼성전자가 2012년 중국 산시성 시안시에 세운 V낸드 플래시 메모리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2012년 중국 산시성 시안시에 세운 V낸드 플래시 메모리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중국이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제품의 중국 내 판매 금지를 선언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우리 최대 수출품 반도체로 번지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촉각을 곤두세운 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4일 블룸버그 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푸저우(福州)시 법원은 지난 2일 마이크론이 생산하는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등 26개 제품의 중국 내 판매금지 예비 명령을 내렸다.

앞서 지난해 12월 마이크론은 중국 국영 반도체 업체 푸젠진화(JHICC)와 현지 합작 공장을 건설 중인 UMC가 특허와 영업기밀을 침해했다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UMC는 중국 법원에 맞소송을 내며 마이크론 제품 판매 중단을 요청했는데, 중국 법원이 일단 UMC에 유리한 결정을 내렸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가 집계한 마이크론의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22.6%다. 삼성전자(44.9%)와 SK하이닉스(28.9%)에 이어 세계 3위다. 낸드플래시도 4위(점유율 11.5%)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 내 최대 메모리반도체 기업이다.

이 때문에 올해 초부터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화웨이 ZTE 차이나모바일 등을 제재한 미국에 대한 반격이란 분석과 함께 자국 반도체 기업을 키우기 위한 예정된 수순이라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반도체의 약 65%를 소화하는 최대 시장으로, 마이크론도 지난해 매출 228억 달러 중 절반 이상을 중국에서 올렸다.

마이크론 반도체 판매 금지가 현실화할 경우 중국 IT 기업들은 비상이 걸려 단기적으로 중국 시장에서 메모리 가격이 반짝 상승할 여지는 있다. 이 경우 우리 기업들이 일시적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미중 간 견고해지는 무역장벽으로 인한 악영향이 더 클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 어떤 식으로든 우리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며 “자국 기업을 키우기 위한 중국 ‘반도체 굴기’의 일환이라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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