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차이나 머니’를 앞세운 공격적인 해외기업 인수합병(M&A)으로 유명세를 누려온 중국 하이항(海航ㆍHNA)그룹 공동창업자인 왕젠(王建) 회장이 돌연 사망했다.
HNA그룹은 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왕 회장이 프랑스에서 업무 시찰을 하던 중 추락해 중상을 입었으며 이후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3일(현지시간) 오후 향년 57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의 관광지 보니우를 둘러보던 중, 난간에 올라가 사진을 찍으려다 15m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현지 경찰은 목격자 증언 등을 토대로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1961년 톈진(天津)에서 출생한 왕 회장은 1983년 중국 민용항공학원을 졸업한 뒤 중국 민항총국에서 일하며 협상ㆍ항공관리 분야 경험을 쌓은 뒤 1990년 하이난(海南)항공 설립에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어 2003년부터는 HNA그룹 이사장을 지냈다.
HNA그룹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400억달러(약 45조6,000억원)에 이르는 거침없는 해외 M&A와 불투명한 지배구조, 권력층과의 유착 의혹 등으로 자주 구설에 올랐다. 최근에는 중국 당국의 자본유출 통제 강화로 각종 인수작업이 표류하고 자금 경색이 발생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왕 회장의 돌연한 사망으로 HNA그룹의 경영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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