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서울ㆍ연세대 등 3곳에 분석 의뢰
홍수예방 편익 ‘0원’ 갈수기 때 분석 감안
4대강 사업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는 어떨까. 들어가는 돈(31조원)만큼 도움(6조6,000억원)이 크게 되지는 않고 되레 지금까지는 물만 더러워졌다는 게 감사원이 내린 결론이다.
4일 감사원이 공개한 4대강 사업 성과 분석 결과는 경제성과 홍수 예방(치수) 및 수자원 확보(이수) 효과, 수질 등으로 나뉜다. 감사원은 공정성ㆍ전문성을 담보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올 3월까지 분야별로 서울대 산학협력단(경제성), 연세대 산학협력단(이ㆍ치수 효과), 대한환경공학회(수질) 등 외부기관 3곳에 분석을 의뢰했다.
우선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2013~2016년 4년치 자료를 토대로 2013년부터 50년간 사업의 총비용ㆍ총편익을 추정했다. 그 결과 사업비 24조6,966억원, 유지관리비 4조286억원, 재투자 2조3,274억원 등을 합계한 총비용이 31조여원으로, 수질 개선 2,363억원, 이수(수자원 확보) 1조486억원, 친수(親水) 3조5,247억원, 수력 발전 및 골재 판매 1조8,155억원 등을 합한 총편익은 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이 0.21에 불과했는데, B/C가 1.0을 넘어야 사업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다만 분석 대상 기간에 비가 적게 내려 홍수 예방 편익이 ‘0원’으로 처리된 점은 감안해야 한다는 게 감사원 설명이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의 핵심 효과로 내세웠던 이ㆍ치수 효과도 변변찮았다. 연세대 산학협력단 분석 결과 사업 전 법정 치수 안전도 미확보 구간이었던 127.7㎞ 구간 중 53.7㎞는 여전히 안전도를 확보하지 못했다.
또 4대강 사업은 2020년 기준으로 전국의 생활ㆍ공업ㆍ농업 용수 등 물 부족량 중 4.0% 정도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됐다. 물 확보 지역, 부족 지역 불일치로 인해 사업으로 확보한 물을 본류 주변에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질은 오히려 악화했다. 대한환경공학회 분석 결과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과 클로로필-a(조류농도)의 경우 개선된 곳과 악화한 곳이 섞여 나타났고,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은 16개 보 중 1곳이 개선되고 7곳이 악화해 대체로 나빠졌으나 원인 분석은 하지 못했다.
녹조의 주요 원인인 남조류는 증가했다. 특히 낙동강의 경우 보 설치 탓에 물의 체류 기간이 길어진 게 남조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보 설치로 낙동강 물의 체류 시간이 9일에서 100일로 늘었다는 사실은 감사원의 2차 감사 때 확인된 바 있다. 환경공학회는 사업에 따른 수질 변화 원인을 분석하기에는 자료가 충분치 않았다고 밝혔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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