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차한 변명 말고 탈당하라”
친박계 김태흠도 김 의원 비판
중진의원 포럼서도 성토 이어져

자유한국당 초선 의원 7명이 4일 이번 지방선거는 물론 지난해 대선과 20대 총선 패배 책임까지 물어 “구시대의 매듭을 짓고 새 인물들이 미래의 창을 열 수 있도록 책임져야 할 분들의 아름다운 결단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책임져야 할 인사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공천권 문제를 거론하기 전에 책임부터 져야 한다”고 언급해 최근 이 문제를 언급한 비박계 좌장 김무성 의원을 겨냥했다. 당내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이어지면서, 비대위원장 선정을 두고 또 한 차례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규환 김순례 성일종 윤상직 이종명 이은권 정종섭 의원 등 초선 7명은 이날 “정치 행위에 대한 시대의 판단을 국민이 내리는 것이라면 책임에 따른 진퇴는 지도자의 몫”이라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상징적 인적 쇄신 요구조차 ‘내부 총질’이나 ‘계파싸움’이니 하는 말로 왜곡하며 묻으려 하고 있다”고 했다.
친박계인 김태흠 의원도 이날 별도 입장 자료를 통해 김 의원을 비판했다. 그는 “김무성 의원은 자신이 계파수장이 아니라고 구구절절이 변명을 했는데 김 의원이 비박계 수장 역할을 해 온 것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국민들이 다 아는데 아니라고 하는 것은 억지이자 말장난”이라고 쏘아 붙였다.
이날 열린 중진의원들 중심의 보수의 미래 포럼에서도 김 의원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정용기 의원은 “김무성 의원 본인은 계보를 만들지 않았다고 하는데 김 의원은 대표 시절 본인 가까운 사람들로 당직 인선을 했고, 그분들이 그대로 탈당했다가 복당한 것”이라며 “ ‘박성중 메모’ 때 모였던 사람들도 그들(복당파)이다. 이게 계보가 아니면 무엇이 계보인가”라고 김 의원을 비판했다.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주도의 비대위 구성에 대한 반발도 여전했다. 김진태 의원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과 도올 김용옥씨 등이 거론되는 것은 당을 희화화한 것을 넘어 모욕과 자해 수준에 이른 것”이라며 “당 기강이 이렇게 된 것은 결국 김 권한대행에게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심재철 의원 등 14명은 이날 비대위 권한과 역할 등을 논의할 의원총회 소집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당내 갈등이 악화일로 상황으로 치닫자 김 권한대행은 수습에 나섰다. 그는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비대위 준비위의 준비상황을 감안해 적절한 시기에 소집하도록 할 것”이라며 “의총 소집 요구 자체를 계파 갈등이나 당내 분란으로 해석하려는 시각은 거둬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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