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 쌍용자동차 해고사태 관련 사망자를 기리는 분향소가 5년여 만에 다시 차려졌다.
이를 두고 최근 이곳에서 주말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를 벌여 온 보수단체 회원들이 반발하면서 양측 충돌로 이어졌다.
4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등에 따르면 노조는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와 관련한 30번째 사망자인 김주중 조합원을 추모하는 분향소를 전날 대한문 앞에 설치했다.
김 씨는 해고 후 복직이나 취업이 되지 않아 신용불량자가 됐고, 공사장과 운전 일 등을 하며 생계를 이어오다가 지난달 27일 오후 경기 평택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노조는 그의 사망 소식에 "해고자 복직이라는 고인의 뜻을 받들어 계속 싸워나가겠다"며 분향소를 설치했다.
이에 태극기행동국민운동본부(이하 국본)가 반발하고 나섰다.
국본 회원들은 분향소 설치를 전후해 대한문 주변에서 항의 방송을 하고 일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이 양측을 갈라놨지만, 항의 방송과 대치가 계속됐다.
쌍용차 노조는 "오늘 오전 1시 20분께 신원미상의 사람들이 갑자기 분향소로 들어와 추모객 한 명을 끌어내 바닥에 패대기쳤다"며 "주변에 있던 변호사들이 현행범으로 신고해 경찰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오전 2시 15분께 서울지방경찰청을 항의 방문해 최소한의 인권침해 방지와 인도적 조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2012년 같은 자리에 분향소를 설치해 1년가량 운영한 바 있다. 서울 중구청은 도로교통법 위반 등 사유로 2013년 4월 분향소를 강제철거하고 분향소 천막이 있던 자리에 대형 화분을 뒀다.
국본 등 보수단체들은 2016년 탄핵 정국부터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집회를 대한문 앞에서 서울광장으로 이어지는 공간에서 줄곧 개최해왔다. 이들은 지금도 주말마다 같은 내용의 집회를 열고 있다.
국본은 이날 오전 6시께 공지를 띄워 "(노조 등이) 대한문에 한 발짝도 발붙이게 해서는 안 된다"며 "민노총 100명이 온다고 한다. 우리 회원들도 대한문으로 집결해달라"고 세를 모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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