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가 대한항공 상표권을 부당 이전해 1,000억원대 손해를 끼쳤다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대한항공조종사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는 4일 오전 10시30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 회장과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조 회장 부자는 2013년 3월 지주회사 한진칼 출범 당시 대한항공이 보유하던 일체의 상표권을 한진칼에 넘겨, 대한항공이 매년 300억원 상당의 상표권 사용료를 지급하도록 손해를 끼친 의혹을 받고 있다. 2013~2017년 대한항공이 한진칼에 지급한 상표권 사용료 총액은 1,364억원에 달한다. 참여연대는 “조 회장 등 총수 일가의 한진칼 지분이 28.95%에 달한다”며 “조 회장 부자가 대한항공 대표이사로서 충실 의무를 져버리고 사익을 편취했다”고 고발장을 제출했다.
김남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은 고발장 제출에 앞서 “조양호 총수 일가가 한진칼을 중간에 끼워 넣어 간접적으로 사적 이익을 편취했다”며 “대한항공 이사회가 거수기처럼 아무런 행동에 나서지 않아 시민단체와 노조가 나서 책임을 묻게 됐다”고 말했다.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 공동대표는 “150만원 상당 면세품 도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징계와 함께 개인 돈으로 지불하라고 엄포를 놓았다”며 “총수 일가가 본인들의 사익만 챙기면서 사소한 손해에도 직원들을 징계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2일 검찰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사기ㆍ횡령ㆍ배임,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조 회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회장 구속 여부는 이르면 5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을 거쳐 결정된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