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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채권투자에 내외금리차 영향력 급감… 겨우 0.2%만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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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채권투자에 내외금리차 영향력 급감… 겨우 0.2%만 기여

입력
2018.07.04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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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보고서 “글로벌ㆍ국가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중요해져”

내외금리차(한국과 미국의 금리차)는 외국인의 우리나라 채권 투자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외 공공기관의 투자 비중이 높아지고 보유 채권 만기가 늘어나는 등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장기투자 성향이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미국 금리가 우리보다 높은 ‘금리 역전’ 상황이 조성됐지만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은 낮다는 당국 논리를 뒷받침하는 결과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외국인의 채권투자 결정요인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채권 투자 결정요인을 ▦금리차에 따른 차익거래 ▦글로벌 차원의 위험(리스크) ▦투자 대상 국가의 리스크로 나눠 통계 기법인 회귀분석을 적용한 결과 금융위기 이후(2010~17년) 외국인의 한국 채권 투자는 차익거래보다 글로벌 리스크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 이전 기간(2004~07년)에는 한국 금리가 미국보다 높을수록 외국인 채권투자가 활발해지며 차익거래 유인이 작동했지만, 위기 기간(2008~09년)과 이후에는 금리차와 외국인 채권투자 간 유의미한 관계가 없었다. 위기 기간엔 글로벌 리스크와 더불어 국가 리스크가 채권자금 유입에 영향을 줬다.

또다른 통계 기법(분산분해)을 활용해 각 요인이 채권투자 변동성에 미친 영향(기여율)을 분석한 결과 금리차의 기여율은 위기 이전 23.0%(채권투자 변동분의 23.0%를 설명)에서 위기 이후 0.2%로 크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리스크 기여율은 16.8%에서 2.3%로 떨어졌지만 기여율 하락폭(14.5%포인트)이 금리차(22.7%포인트)보다는 적었다. 국가 리스크는 0.0%에서 0.7%로 소폭 올랐다. 유복근 한은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분석 결과를 종합해볼 때 위기 이전엔 차익거래 유인이, 위기 이후엔 글로벌 및 국가 리스크가 채권투자 유입을 결정하는데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가 ▦한국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 강화 ▦외국인 투자행태 변화 ▦외국인 리스크 선호 변화에서 비롯한다고 분석했다. 우선 금융위기 이후 외환보유액 증가, 단기외채 비율 하락, 국가신용등급 상승 등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이 강화되면서 외국인 투자가 보다 안정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중앙은행, 국부펀드 등 장기투자를 선호하는 공공기관 자금이 전체 외국인 채권투자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10%에서 지난해 71%로 급증했고, 이에 따라 잔존만기 3년 초과 채권 비중이 같은 기간 22%에서 48%로 배 이상 늘었다. 이어 금융위기 이후 채권투자 결정에 있어 리스크 요인이 보다 중요해진 이유에 대해 보고서는 글로벌 채권투자자들이 고위험ㆍ고수익 대신 저위험ㆍ저수익을 추구하는 ‘리스크 회피’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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