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위주 윙백 수비 복귀 늦어… 8강 브라질전 팀 재정비 숙제
‘우승 후보’ 벨기에가 기사회생했다.
벨기에는 3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일본과의 16강 경기에서 먼저 2골을 내줬다가 뒤늦게 3골을 몰아치며 3-2 역전승을 거뒀다. 월드컵 토너먼트 경기에서 먼저 2골을 내주고도 역전승을 거둔 건 1970년 서독이 잉글랜드를 3-2로 꺾은 이후 48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벨기에엔 기적 같은 승리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선 벨기에의 불안한 수비가 여실히 드러났다. 스리백에 기반한 벨기에의 전술이 문제였다. 중앙수비수가 세 명 포진하는 스리백 전술은 측면에 전문 수비수인 풀백을 두지 않고, 미드필더에 가까운 윙백을 둔다. 공격에 나섰던 윙백이 빨리 수비에 복귀하지 않을 시 뒷공간이 노출되기 때문에 스리백 전술에선 공수를 넘나드는 윙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벨기에의 로베르토 마르티네즈 감독은 유로 2016 이후 벨기에 전술을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바꾸면서 빠른 발을 가진 야닉 카라스코(25ㆍ다롄)를 왼쪽 윙백으로 낙점했다. 그러나 카라스코는 본래 공격수에 가까운 윙어다. 소속팀에서 주로 측면 윙어로 활약하는 카라스코에겐 윙백이란 옷이 맞지 않았다. 조별 예선에서도 왼쪽 측면 공간을 자주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 니시노 아키라 감독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일본의 하라구치 겐키(28ㆍ포르투나)와 이누이 타카시(30ㆍ에이바르)는 이날 경기에서 벨기에 수비의 약점인 왼쪽 측면을 공략하고 나섰다. 결국 후반 3분 시바사키 가쿠(26ㆍ헤타페)가 벨기에 왼쪽 진영으로 넘겨준 공이 하라구치에게 연결되며 일본의 선제골이 터졌다. 이후 악셀 비첼(29ㆍ텐진)이 측면 수비에 가담하기 시작하자 벨기에 중원은 엷어졌고, 그 사이 중원에서 슈팅 기회를 노리던 이누이에게 후반 7분 추가골도 내줬다.
벨기에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카라스코와 드리스 메르텐스(31ㆍ나폴리)를 빼고 나세르 샤들리(29ㆍ웨스트브로미치)와 마루앙 펠라이니(31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각각 투입했다. 이후 높이와 힘을 바탕으로 한 공격을 전개하며 공중 싸움에서 이긴 벨기에는 후반 24분 얀 베르통헨(31ㆍ토트넘)과 후반 29분 펠라이니가 연속 헤딩골을 터뜨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추가시간 30초를 남기곤 역습 기회에서 샤들리가 득점에 성공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날 경기 공식 최우수선수로 꼽힌 에당 아자르(27ㆍ첼시)는 “승리해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하면서 “탈락 위기에 놓였던 이날 경기도 미래를 위해 필요했던 경기"라며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가던 상황을 뒤집은 경험이 벨기에의 향후 일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벨기에의 8강 상대는 브라질이다. 브라질의 측면 공격을 담당하는 네이마르(26ㆍ파리생제르맹), 윌리안(30ㆍ첼시)은 상대 수비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이날 경기에서 불안한 수비를 보인 벨기에는 브라질의 매서운 공격에 맞설 수 있게 팀을 재정비 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박순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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