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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중 해임안 ‘압도적’ 가결… 비자금 의혹 겹친 경총 사태 진정이냐 확전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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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중 해임안 ‘압도적’ 가결… 비자금 의혹 겹친 경총 사태 진정이냐 확전이냐

입력
2018.07.03 17:49
수정
2018.07.03 18:3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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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3일 오전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송영중 부회장 해임을 위해 열린 경총 임시총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2018-07-03(한국일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3일 오전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송영중 부회장 해임을 위해 열린 경총 임시총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2018-07-03(한국일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송영중 상임부회장을 해임했다. 이로써 한 달 넘게 이어져 온 내홍이 일단락됐지만, 송 부회장의 반발로 법적 다툼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전임 부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까지 불거져 쉽사리 사태가 가라앉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많다.

경총은 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임시총회를 열어 ▦파행적 사무국 운영 ▦경제단체 정체성에 반한 행위와 회장 업무지시 불이행 ▦경총의 신뢰 및 명예실추 등을 사유로 제안한 송 부회장 해임안을 표결로 통과시켰다. 전체 회원사 407곳 중 233곳(63개사 참석, 170개사 의결권 회장에 위임)이 참여, 96%에 달하는 224개사가 송 부회장 해임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해임 안건 통과를 위한 요건인 ‘회원사 과반 참석에 과반 찬성(103개사)’을 훨씬 넘어선 결과다. 송 부회장 해임안은 회의 전부터 통과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 4월 임기 2년으로 취임한 송 부회장은 석 달도 안 돼 중도 퇴진하게 됐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송 부회장의) 이력을 보고, 면접도 하고 내가 데리고 왔던 터라 더 가슴이 아프다”며 “최근 사무국 내 문제로 회원사에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부회장은 총회에 불참했고, 이날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연락두절 상태다. 다만 전날 “해임의 정당성이 없으며, 총회에서 가결되어도 법적 다툼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송 부회장은 김영배 전 부회장의 비자금 조성 등 경총의 비리를 파헤치려다, 경총 내 일부 세력과 불화를 빚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사태가 확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손 회장은 비자금 조성 의혹 등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회원사로부터 받은 돈이 다 경총 계좌로 들어왔고 돈이 현금으로 왔다 갔다 한 게 없다”며 “어디에서 조사한다 해도 문제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총 직원 격려금 지급에 대해서도 “우리 경총이 경제단체 중에서 급여가 낮다고 한다”며 “그래서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걸 막으려고 격려금을 지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송 부회장과 맞선 인물로 알려진 사무국 책임자 이동응 전무도 사의를 표명했다. 1994년부터 24년간 경총에서 근무한 이 전무는 국제부장, 정책본부장을 거쳐 2007년부터 전무를 맡아 사무국 살림을 책임져왔다. 경총 관계자는 “이 전무가 파행적 사무국 운영을 비롯한 일련의 사태와 손 회장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데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총의 오래된 임원들이 잇따라 물러나면서 내부 개혁을 위한 물갈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경총은 이날 바로 차기 부회장 선임을 위한 전형위원회를 구성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총회에서는 전형위원회에 상임부회장 선임 권한을 위임하기로 했다. 사무국 내 파벌 문제와 제기된 각종 의혹 해소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게 됐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다음 주 전형위원회를 열어 부회장 후보를 추천할 것”이라며 “앞으로 공정한 사무국 인사체제를 확립하고, 회계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등 사무국 내 일대 혁신을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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