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원건설 본사와 현장사무실 등 12곳
정밀감식 3차례 불구 화재원인 규명은 시간 걸릴 듯
입주예정자들, ‘신속한 원인규명과 사고수습ㆍ정밀안전진단’ 촉구
경찰이 40명의 사상자가 난 세종시 주상복합아파트 시공사를 압수수색 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세종경찰서에 따르면 화재가 난 주상복합아파트 시행사이자 시공사인 부원건설 대전 본사와 현장 사무실, 협력업체 사무실 등 12곳을 전날 오후 압수 수색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부원 건설 본사 등에 있던 공사 관련 서류와 PC에 저장된 도면 등을 확보해 분석작업에 들어갔다.
경찰은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7개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달 28일부터 3차례에 걸쳐 현장 합동정밀감식을 벌여 지하 1층 3동 구역을 발화구역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혀내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화재 초기에는 에폭시 작업이나 유증기 폭발이 화재 원인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합동감식 결과 그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바닥 공사를 마무리할 때 진행하는 에폭시 작업이 당시 이뤄지지 않았고, 폭발이 먼저 발생한 게 아니라 어딘가에서 불이 붙은 뒤 그 여파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장에 폐쇄회로(CC)TV가 있지만 발화점은 찍히지 않았고, 아직 불이 시작되는 것을 봤다는 직원도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전기적 요인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현장에 있던 건설사 관계자 및 근로자 등의 진술을 토대로 화재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이날 화재가 난 주상복합아파트 입주예정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50여명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을 방문해 신속한 사고수습과 원인 규명, 정밀안전진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다”며 “사고 건물에 대한 안전진단이 정밀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건설청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이들은 또 “안전진단의 과정과 결과는 모두 투명하게 공개돼야 하고, 입주 예정자들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건물은 관계기관의 감식 결과가 나온 이후 건설청에서 정밀 안전진단을 벌여 그 결과에 따라 보강ㆍ재시공 여부가 결정된다.
비대위는 “희생자 분들과 유가족, 우리 입주예정자 모두에게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며 “철저한 안전진단을 거쳐 안전한 아파트, 안전한 세종시가 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여러분의 관심을 꼭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지난달 26일 오후 1시 10분쯤 세종시 새롬동 (2-2생활권 H1블록) 트리쉐이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공사장 지하에서 불이 나 근로자 3명이 숨지고, 3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가운데 사망자 1명, 부상자 14명은 중국 국적 근로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트리쉐이드는 지하 2층, 지상 24층에 상가 90실, 주택 386가구 규모로 건설 중이었으며, 올 12월 입주할 예정이었다.
최두선 기자 baland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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