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보호하고 키우는 부모의 모습은 사람에게만 보이는 건 아닙니다. 동물들 역시 새끼에게 먹이를 가져다 주고, 아직 힘이 약한 새끼를 보호하는 걸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물과 인간의 차이는 부모가 늙고 병들어 약해졌을 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동물에게는 나이 들어 약해진 부모를 보호하는 행동이 관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사람과 매우 비슷하다고 알려진 유인원 역시 마찬가지라고 하는데요. 유인원은 성장 후 ‘부모’라는 개념이 없다고 합니다.
이유는 바로 아버지가 누구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생활 환경입니다. 오랑우탄은 암컷과 수컷이 따로 생활하다 교미하는 시기에만 만납니다. 암컷과 수컷 한 쌍이 지속적으로 새끼를 낳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누가 누구의 자식인지 알 수 없죠. 또한 태어난 새끼 역시 어미와 같이 살다가 성장한 뒤에는 홀로 살아갑니다.
고릴라도 비슷합니다. 다만 형태는 조금 다른데요. 고릴라는 강한 수컷 한 마리가 집단의 우두머리로서 3~6마리 암컷을 거느리는데요. 그렇다면 고릴라의 경우는 누가 아버지인지 확실히 알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두머리 고릴라는 암컷을 ‘독점’하려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힘이 약한 수컷 고릴라가 자신이 거느리는 암컷에게 다가가도 크게 반응하지 않죠. 그러다 보니 고릴라의 새끼 역시 강한 수컷만의 새끼는 아닙니다.
결국 부모와 끝까지 교류하며 살아가는 종은 인간밖에 없다는 건데요. 이 같은 행동이 사람의 본능에서 나오는 것인지, 아니면 오랫동안 만들어진 관습의 결과인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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