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전소ㆍ제철소가 몰려 있는 충남지역에서 지난해 1년간 전국에서 가장 많은 8만여톤의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충남지역 대기오염 배출량 규모는 ‘굴뚝 자동측정기기’ 측정 결과가 처음 공개된 2015년부터 3년 연속 1위다.
환경부는 3일 굴뚝 자동측정기기가 부착된 635개 사업장, 1,696 개소를 대상으로 2017년도 대기오염물질 연간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36만 1,459톤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중 충남이 8만7,135톤(24%)로 1위였고, 강원 5만5,409톤(15%), 전남 5만411톤(14%), 경남 4만 6,447톤(1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에는 화력발전소, 시멘트 제조시설, 제철소 등의 업체가 많이 분포돼 있다.
충남이 3년 연속 1위인 이유는 태안화력본부, 보령화력본부, 당진화력본부 등 화력발전소와 현대제철 등 제철소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 나온 대기오염물질은 지난해 10만8,708톤보다는 2만1,573톤 줄었지만 여전히 가장 높은 수준이다.
충남 이외에도 경남이 1만2,000톤, 울산은 5,000톤이 줄었다. 충남의 보령화력(1만톤), 경남의 삼천포화력(1만2,000톤) 등은 지난해 6월 한 달간 실시된 노후 화력발전소 가동중단과 방지시설 개선에 따라, 울산의 울산화력 등은 가동률 감소(5,000톤)에 따른 것이라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반면 강원도는 한라시멘트(1,000톤) 등의 시멘트 생산량 증가와 지에스동해화력(1,000톤) 및 삼척화력(1,000톤)의 가동으로 오히려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전년에 비해 3,190톤 늘었고, 전남도 발전 가동률 증가로 1,347톤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2위였던 경남은 4위로, 지난해 3위였던 강원이 2위로 올라섰다.
사업장 수가 152개로 1위인 경기도는 충남(61개)보다 사업장수 많지만 발전소가 적어 배출량은 1만 6,910톤(5%)이었다. 반면 강원도는 시멘트제조사업장이 많아 25개에서 5만5,409톤을 배출해 1개 사업장당 배출이 가장 많았다.
2017년은 전년도 보다 사업장 수는 62개가 늘어난 반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4만 218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장별로는 남동발전 삼천포본부(경남ㆍ2,843만2,715㎏), 현대제철(충남ㆍ2,184만9,496㎏), 태안화력본부(충남ㆍ2,034만1,083㎏) 등이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했다. 업종별로는 발전업(47%), 시멘트제조업(22%), 제철제강업(16%), 석유화학제품업(10%)이 전체 오염 물질 배출의 95%를 차지했다.
굴뚝 자동측정기기는 발전소ㆍ소각시설ㆍ시멘트ㆍ석유제품 제조시설 등의 용량이 일정 수준 이상일 경우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한다. 굴뚝 자동측정기기로 측정된 대기오염물질은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먼지, 불화수소, 암모니아, 일산화탄소, 염화수소 등 7종이며 배출량 중에서는 질소산화물(67%), 황산화물(30%) 먼지(2%) 일산화탄소(1%) 순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화력발전소 가동률을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는 상한제 도입 등을 통해 화력발전소로 인한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저감할 계획이다. 또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장에 대해 2020년부터 한층 강화된 배출허용기준을 적용하고, 먼지ㆍ황산화물에만 부과되던 대기배출부과금을 질소산화물에도 부과하는 등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관리도 강화할 예정이다.
신건일 환경부 대기관리과장은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이 지속적으로 감소될 수 있도록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관리 정책 추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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