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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부회장 떠나는 LG, 야구단 ‘주인’은 누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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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부회장 떠나는 LG, 야구단 ‘주인’은 누가 되나

입력
2018.07.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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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2일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식에 참석한 구본준(가운데) LG 구단주.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5월22일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식에 참석한 구본준(가운데) LG 구단주. 사진공동취재단

구본준(67) LG 부회장이 그룹을 떠나기로 하면서 그가 구단주로 있는 LG 야구단의 ‘지분’에도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린다. 1990년 MBC청룡을 인수해 창단 후 18년간 구단주를 맡았던 고(故) 구본무 회장은 2008년부터 동생인 구 부회장에게 야구단을 맡겼다. 이제 구 전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40) LG전자 상무가 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LG 스포츠의 실질적인 ‘주인’도 구 상무가 된다.

장자가 경영권을 승계하면 다른 형제들은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고 퇴진하는 LG가(家)의 전통에 따라 구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이사회에서 퇴임을 예고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고 연말 부회장직과 LG화학, LG전자, LG스포츠 3개 계열사의 등기 임원직까지 내려놓는다.

구 부회장은 계열 분리해 독립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LG상사나 LG이노텍 등이 그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그가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는 야구단이다. 구 부회장은 지난 5월 구 전 회장의 별세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사실상 퇴진 수순을 밟으면서도 잠실구장엔 발인을 마친 직후부터 수시로 들러 여전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LG그룹 관계자는 “스포츠는 계열 분리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그룹의 이름까지 따온 야구단에서 LG 간판을 뗀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LG전자 제공
구광모 LG그룹 회장. LG전자 제공

야구단을 들고 나가는 게 불가능하다면 구단주 자리만 유지하는 경우다. 그룹 총수 일가가 구단주를 맡지 않는 구단도 있긴 하다. 2015년 제일기획으로 이관한 삼성의 경우 임대기 전 제일기획 대표이사가 지난해 말 구단주 겸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하지만 구 부회장의 경우 독립한다면 LG 트윈스의 구단주만 계속 맡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다. 특히 야구 사랑이 남다른 LG가(家)에서 야구단은 ‘아무나’ 맡을 수 없다. 구광모 회장도 동료들과 종종 잠실구장을 찾을 정도로 선대의 야구 사랑 피를 물려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대 LG그룹의 얼굴이자 구 전 회장의 분신과도 같았던 야구단이기에 그의 사명감이 남다를 것은 분명하다.

현실적으로 구 부회장은 야구단에서도 손을 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변수는 있다. LG그룹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구 부회장이 야구단에 대한 애착이 크기 때문에 조카인 구광모 회장과 방법을 찾아 볼 여지는 있지 않겠는가”라고 예상했다.

순리대로 구 부회장이 물러난다면 구광모 회장이 직접 구단주를 맡든지, 부회장단이나 계열사 사장 가운데 구단주나 구단주대행을 선임할 가능성도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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