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故) 장자연씨 성접대 의혹 사건이 검찰 진상조사단의 본조사 대상으로 확정됐다. 당시 성상납 혐의를 받고도 무혐의 처분된 이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재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2일 회의를 열고 대검 진상조사단이 사전조사를 벌인 5개 사건 중 사건의 수사 축소ㆍ은폐 또는 검찰권 남용 등의 의혹이 있다고 판단된 4건에 대해 본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선정된 사건은 장자연 리스트 사건(2009년), 용산참사(2009년), 정연주 전 KBS 사장 배임사건(2008년), 낙동강변 2인조 살인사건(1990년) 등이다. 사전조사에 올랐던 춘천 강간살해 사건(72년)은 법원 재심절차를 통한 진상규명이 이뤄졌고 상고심의위원회 구성 등 일부 제도개선이 이미 이뤄져 본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장자연 리스트 사건은 2009년 3월 장씨(당시 29세)가 유력인사들로부터 성상납을 강요받았다는 문건을 남기고 자살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 문건이 폭로되면서 언론인, 금융인, 기업인, 연예기획사 대표 등 20명이 수사를 받았으나, 당시 검찰은 유력인사들을 모두 불기소 처분하고 술자리를 제공한 연예기획사 대표와 매니저 등 2명만 재판에 넘겨 축소ㆍ부실수사라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검찰은 최근 장씨 사건 관련자 가운데 공소시효가 임박한 전직 조선일보 기자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서울 용산구 철거민 농성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화재로 경찰 1명과 철거민 5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경찰의 과잉진압이 대형 참사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에도 검찰은 철거민 5명만 구속기소하고 시위를 진압한 경찰에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 검찰이 정연주 전 KBS 사장을 배임혐의로 기소했다가 무죄 판결이 난 ‘정연주 전 KBS 사장 배임 사건’도 재조사 대상에 올랐다.
앞서 검찰과거사위는 ▦김근태 고문 사건(85년) ▦형제복지원 사건(1986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1987년) 등 총 11건을 정식으로 조사하라고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에 권고했다. 진상조사단이 조사해야 하는 사건은 이날 추가된 것까지 총 15건이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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