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변에 존재하는 여성의 삶에
가까이 관심 가져본 적 있나요?
나와 같은 여성으로, 혹은 나와는 다른 성별로 살아가는 삶은 어떤지
궁금증을 가져 본 적 있나요?
오늘 프란이 소개할 콘텐츠는
조남주 작가의 소설 <그녀 이름은> 입니다.
소설 <82년생 김지영>으로 유명한 조남주 작가는
아홉 살부터 예순아홉 살까지
여성 60명의 이야기를 수집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28편의 단편으로 정리해 <그녀 이름은>이란 제목으로 묶었죠.
직장 내 성폭력을 고발한 여성, 자취하는 여성,
아이를 부모에게 맡기고 직장에 나가는 여성과
이 아이를 돌보는 여성 등
이들의 연령과 사회적 위치, 삶의 배경은 다르지만
마주하고 있는 벽은 어딘가 비슷해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소설 속엔 사이다 같은 에피소드는 없습니다.
직장 내 성폭력을 고발한 주인공은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몸이 망가져가고
집안에 침입하는 남성을 신고한 여성은 두려움에 이사를 가고 트라우마에 시달립니다.
KTX 해고승무원은 12년째 투쟁 중이고, 급식조리사 엄마의 처우는 여전히 열악합니다.
국회에서 청소노동자로 일한 지 20년 만에 직접고용 됐지만, 더 개선돼야 할 노동환경은 남아있고,
여대생들의 투쟁은 승리했지만, 이들이 살아갈 사회엔 아직 더 많은 투쟁이 필요합니다.
주변 여성들의 삶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깊고 다양한 모습으로 위태롭다는 걸
이 책을 통해 간접경험 하게 되죠.
과도한 묘사나 표현 없이 담담하게 쓰여 있지만
누군가는 ‘과장된 이야기’이자 ‘피해망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건 한번도 경험해보지 않았거나 경험할 수 없는,
자신이 소설 속 여성보다 무언가 아주 조금이라도 더 가진 사람이기 때문일 겁니다.
성별, 나이, 직업, 직위 등 무엇이든 간에 말이죠.
조금이라도 소설 속 이야기들이 불편했다면,
조금이라도 소설 속 이야기들이 공감됐다면
우리는 현실에서 더 많은 ‘사이다 결말’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내가 조금 더 가진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고
저들이 내가 갖고 있는 것을 같이 누릴 수 있기 위해
무엇이 변화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며
다같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프란 코멘트
경험의 확장, 이해의 돌파구, 그리고 함께.
프란이 소개하는 좋은 콘텐츠,
다음주에도 찾아오겠습니다!
한설이 PD ssoll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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