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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해설 승자는 이영표... "간결하고 분석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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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해설 승자는 이영표... "간결하고 분석적"

입력
2018.07.02 16:53
수정
2018.07.0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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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영표 KBS 해설위원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 F조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 앞서 한국 취재진들과 대화하고 있다. 로스토프나도누=윤태석 기자
KBS 이영표 KBS 해설위원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 F조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 앞서 한국 취재진들과 대화하고 있다. 로스토프나도누=윤태석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 중계 전쟁의 승자는 누구일까. 한국 국가대표 경기만 따진다면 KBS의 승리였다. 한국이 치른 3경기 모두 KBS 중계방송이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2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KBS는 지난달 18일 스웨덴전 17%(SBS 12.5% MBC 11.4%), 24일 멕시코전 13.4%( MBC 11.5%, SBS 9.5%), 27일 독일전 15.8%(MBC 15%, SBS 10.8%)를 기록했다. 독일전은 KBS와 SBS가 박빙의 승부를 벌였지만 KBS가 우위였다.

이번 월드컵 중계 경쟁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이영표(KBS) 안정환(MBC) 박지성(SBS)이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며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끌어당겼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당시 해설위원으로 활약했던 이영표와 안정환에 박지성이 도전하는 형국이라 더 화제가 됐다.

시청률 경쟁에선 이영표 해설위원이 앞섰다고 하나 시청자들의 선호도를 보면 이 해설위원의 일방적 승리라고 단정할 수 없다. 방송계 한 관계자는 “MBC는 축구를 재밌게 배우려는 초보자들이, SBS는 박지성의 해외리그 활약을 지켜봐 온 세대들이, KBS는 평상시에 몰랐던 부분을 새롭게 이해하고 싶어 하는 축구 팬들이 택했다”고 분석했다.

KBS는 분석적이면서도 간결한 이 해설위원의 전달력이 주효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이 해설위원은 선수 개개인의 움직임에 따라 어떤 변화가 있을지 예측하고 경기 흐름을 읽었다. KBS 스포츠부 관계자는 “해외 선수들의 성향, 심리 상태 등 섬세한 정보가 많고 감독 별 전술에 대한 이해가 깊다”며 “방대한 정보에서 2~3가지 포인트를 잡아 간략하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 해설위원은 경기 전 상대팀의 최근 경기 7~8건을 찾아 전술을 분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찾기 힘든 자료는 KBS 중계팀에 부탁하기도 한다. 필요한 정보만을 편집해 자료를 제작해 달라 요청하는 등 공부를 꼼꼼히 했다.

박지성 SBS 해설위원이 지난 18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멕시코전 중계를 마치고 국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박지성 SBS 해설위원이 지난 18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멕시코전 중계를 마치고 국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박지성 해설위원은 시청률은 기대 밖이었으나 시청자의 반응을 받아들이고 이를 방송에 적용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박 해설위원은 중계 초반엔 목소리 톤이 높고 발음이 부정확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경기 중계를 할수록 목소리를 낮추고, 발음을 최대한 정확히 하려고 노력했다.

박 해설위원의 강점은 역시나 명문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동한 7년이었다. 자신의 절친인 프랑스 대표팀 수비수 파트리스 에브라와 단독 대담을 했다.

안정환(오른쪽) MBC 해설위원과 김정근 캐스터(왼쪽). 가운데는 서형욱 해설위원. MBC 제공
안정환(오른쪽) MBC 해설위원과 김정근 캐스터(왼쪽). 가운데는 서형욱 해설위원. MBC 제공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시청자와의 교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안 해설위원은 지난달 27일 독일 전에서 손흥민 선수가 추가골을 성공시키자 “욕 먹기 전에 좀 잘하지”라며 애정 어린 농담을 던졌다. 골키퍼 조현우가 독일의 공세를 막아내자 “전 세계 스카우트들이 조현우 선수 보고 돈 좀 찾아놔야겠다. (조현우 소속팀의 연고지인) 대구 팬들 불안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MBC 스포츠부 관계자는 “동네 형과 함께 축구를 보는 듯한 친근함이 무기”라며 “전문성도 뛰어나 향후 10년을 책임질 해설위원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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