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강북에 현장 시장실
지역 불편을 직접 느끼고 해결
강남∙강북 균형 발전 의지 밝혀
“앞으로 4년 중점 사업은
자영업자∙보육 등 민생 문제”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 달간 서울 ‘강북구’에서 ‘현장 시장실’을 운영한다. 살아보지 않으면 모르는 지역 주민의 불편을 몸소 느끼고 해결책을 강구하겠다는 취지인데, 특히 25개 자치구 중 강북을 첫 대상지로 선정해 이번 임기 동안 강남·강북 균형 발전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박 시장은 2일 민선 7기 시작을 맞이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 시민의 삶을 바꾸는 일은 시장의 책상이 아닌 시민 삶의 한복판에서 가능하다”며 “서울시장의 힘이 가장 필요한 지역인 강북에서 한 달 간 시민들과 기거하며 동고동락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재 종로구 삼청동 공관에서 서울시청 집무실로 출퇴근을 하고 있는 박 시장은 현장 시장실을 가동하는 한 달간 공관 대신 강북구 모처에서 살며 시청을 오가게 된다. 박 시장은 “저로서는 출퇴근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사람을 더 많이 만나야 해 힘들 수도 있겠지만 시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현장 시장실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강북구는 노후한 저층 단독주택이 많은데다 지난해 경전철 우이신설선의 개통에도 불구하고 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서울의 대표적 낙후 지역으로 꼽힌다. 박 시장이 현장 시장실의 위치를 이곳으로 택한 이유는 6년 재임 기간 동안 오히려 ‘부동산’으로 대표되는 강남과 강북의 격차가 심화했다는 지적에 따라 이번 임기에는 남북 균형 발전에 힘쓰겠다는 뜻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시장의 이날 취임 이후 첫 결재도 현장 시장실 안건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시장실은 이번 달 중순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시 관계자는 “뚜렷한 숙원 사업을 해결한다기 보다는 지역 주민들과 관내 기업인들을 만나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현장 시장실 운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 11월엔 은평구 뉴타운에서 9일 동안 현장 시장실을 운영했다. 박 시장은 당시 “미분양 문제와 편의 시설 부족으로 인한 입주자 불편을 해소할 답을 찾아 나오겠다”며 미분양된 아파트로 들어가 10여일을 살았다.
박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그 때의 경험을 되돌아보며 “SH 공사가 지은 아파트 약 600채가 팔리지 않았는데 현장 시장실을 운영하며 이 문제를 해결했다”며 “현장에선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 들리지 않았던 것이 보고 들리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시장은 이외에도 그간 자치구를 찾아 해당 구청장이 안내하는 주요 현안에 대해 1박 2일간 논의하는 현장 시장실 행보를 지속적으로 펼쳐 왔다. 이 같은 현장 시장실은 추후 다른 곳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앞으로 4년 간 자영업자, 돌봄 등 민생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카드 수수료 0%대 인하, 유급병가 제도를 통해 자영업자들이 겪는 고충을 해결하고 임대료 인상률 제한을 추진해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대변되는 임대차 문제를 근절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시장은 또 “임기 내 보육의 완전한 공공 책임제를 실현해 더 이상 ‘82년생 김지영’의 슬픈 운명이 이 서울에서는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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