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도지사 “영천댐 성주댐 공급방안도 검토”
장세용 구미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물어 결정”
권영진 대구시장도 “구미시민이 희망하는 전문기관에 용역 맡겨 결정하자”
10년 이상 끌어온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가 권영진 대구시장의 강력 추진 방침에 이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장세용 구미시장의 화답으로 청신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 단체장의 방침은 원론적인 수준이어서 실제로 전문가 용역과 이전지 선정, 보상 등 후속조치로 이어지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사는 최근 “대구취수원의 구미 이전은 물론 영천댐과 성주댐의 물을 대구 식수원으로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대구시에 화답했다.
장 시장도 2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구미시민의 합의를 이끌어 낼 방법을 연구하겠다”며 그 동안 반대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그는 “대구취수원 구미이전을 둘러싸고 여론이 분열되어 있고 방법론도 일치하지 않는다”며 시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물어 대응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장 시장은 “대구시민의 취수원에서 과불화화합물이 발견되면서 대구시가 공세적으로 취수원이전 추진방침을 밝혔고 이 지사도 대구 편을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구미는 고립무원의 처지”라는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지방선거운동 당시 대구취수원 이전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경북도도 이 지사의 발언에 따라 대구와 구미 간 합의를 이끌어내는 조정자 역할에 나서기로 했다. 도는 대구시에 취수원 이전에 따르는 보상대책을 마련토록 촉구하고 구미시에는 대구와 경북 상생차원의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대구와 구미가 의견을 조율하면 적극 돕겠다”는 뜻을 밝힌 터여서 정부 협조도 이끌어낸다는 복안이다.
윤봉학 경북도 물산업과장은 “취수원을 이전하면 구미는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및 확대 등 주민 재산권이 침해받을 수 있어 보상이 당연히 뒤따라야 한다”며 “행정처리와 보상문제 등 지원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와 구미시는 대구취수원을 낙동강 구미공단 상류 지점으로 이전하는 문제를 두고 10여 년간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수돗물의 70%를 낙동강에서 취수하고 있는 대구시는 “취수장 상류 34㎞ 지점에 있는 구미공단 배출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며 공단 상류인 해평취수장으로 취수원을 이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구미시는 해평취수장의 수량이 줄어들어 수질이 나빠질 수 있고 공단 물공급 부족 등 피해가 예상된다며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구미시와 구미시민이 희망하는 전문기관에 대구취수원 이전과 관련된 용역을 맡기고 그 결과에 따르자”고 제안했다. 장 시장도 “지금까지 대구와 구미는 감정싸움만 해왔다”며 “이번 기회에 정확한 데이터와 전문가의 분석을 토대로 취수원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화답해 곧 용역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추종호기자 c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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