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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로 돌리면 월세의 2배… 공실률 20%여도 이득”

입력
2018.07.03 04:40
수정
2018.07.03 10:2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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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財)야의 고수를 찾아서] <16>이가은 루온하우스 대표

#1

강남서 여성 전용 셰어하우스 4곳 운영

지하철 가까운 주택가 대형 빌라 유리

합정역ㆍ건대입구역 주변과 성수동 유망해

#2

최근 세입자 구하기 어려운 상황

한 가구 월세 250만원 받는 대신

10명 각각 40만~50만원 가능

공동 룰 잘 만들고 입주자 인터뷰 꼼꼼히

이가은 루온하우스 대표. 서재훈 기자
이가은 루온하우스 대표. 서재훈 기자

최근 세입자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큰 집주인이 늘고 있다. 지난 1월 0.39% 상승(전월대비)한 서울 강남4구의 전셋값은 수도권 신규 아파트 물량 폭탄 등의 영향으로 5월엔 1.18% 떨어졌다. 일부 집주인은 보증금 인상은 고사하고 세입자가 나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처지다. 월세 세입자는 더 귀하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건은 3,760건으로, 전체 거래에 27.9%를 차지했다. 지난해 3월 38.1%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10%포인트 넘게 빠졌다.

때문에 셰어하우스(개별 침실을 갖고 거실과 식당, 화장실 등은 함께 사용하는 주거 형태)로 눈을 돌리는 부동산 고수들도 적지 않다. 거액의 전세금을 마련하기 어렵고 집 한 채의 월세를 단독으로 내기 빠듯한 사회 초년생은 경제적 부담이 적은 셰어하우스를 점점 선호하고 있다. 서울 외곽에서 출퇴근하는 것을 꺼리고 도심의 문화 생활을 즐기려는 30ㆍ40대 미혼들과 이미 영국ㆍ미국ㆍ일본 등의 유학 생활에서 셰어하우스를 경험해 본 이들도 셰어하우스의 수요자다. 업계에선 2015년 150여 개에 불과했던 쉐어하우스 업체가 이미 1,000여 개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셰어하우스 사업은 대형 아파트나 빌라를 이용해 수익을 낼 수도 있어 집주인에게 매력적이다. ‘여성 전용 강남 셰어하우스’ 사업에 뛰어 들어 3년 만에 4호점까지 낸 이가은(39) 루온하우스 대표는 “쉐어하우스 투자는 단기적으로는 빈 집을 활용한 안정적 수익의 측면에서, 장기적으로는 선진국형 공유 숙박 시스템을 선점하는 측면에서 훌륭한 투자”라고 자신했다. 보유 주택일 경우 종전 월세 수입의 최대 2배, 임대 방식이라 하더라도 최소 30% 이상 수익이 더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건국대 건축학과 출신으로 ㈜꾸메디엔디 건축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 대표는 3년 전 부동산 경매를 알아보다 셰어하우스에 꽂혔다. 경매는 최소 1년을 넘겨야 수익이 생기지만 셰어하우스는 3개월(셰어하우스 임대 최소 계약 단위)만에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 매료됐다. 그는 직장인 수요가 풍부한 강남에, 특히 귀갓길에 불안을 느끼는 여성들을 고객으로 집중 유치했다. 역삼동 주택가 빌라를 개조한 1호점에 이어 2호점(강남구청역), 3ㆍ4호점(선릉역)까지 잇따라 성공한 이 대표는 수원과 세종 등 지방에 분점을 내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일본에선 셰어하우스가 주택을 가진 노년층의 노후 자금 마련책으로 각광 받고 있고, 영미권에선 이미 대중화를 넘어 대규모 기업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셰어하우스를 여전히 대학가 하숙집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예전에는 5명 안팎의 소규모 사업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엔 국내 대기업이 수익사업으로 100명 이상 입주자를 수용할 수 있는 셰어하우스 전용 건물 건축을 추진하는 등 흐름이 바뀌고 있다. 1금융권의 크라우드펀딩을 기반한 셰어하우스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홍대 등 특정 상권에 밀집했던 셰어하우스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셰어하우스 수익률은 어느 정도인가.

“60평 빌라나 아파트를 한 가구에게 세를 줘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250만원 정도를 받는다고 치자. 셰어하우스로 돌리면 총 10명으로부터 각각 보증금 200만~300만원에 월세 40만~50만원씩을 받을 수 있다. 자가라면 최대 2배까지 수익이 난다는 얘기다. 집을 임대한 뒤 셰어하우스 사업을 할 경우 공실률을 20% 정로로 전제해도 월 320만~400만원 정도의 수익이 나니 종전보다 30% 이상은 더 벌 수 있다.”

-10명의 세입자를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공실을 줄이려면 입지가 중요할 것 같은데.

“셰어하우스는 기본적으로 지하철과 가까워야 한다. 원칙은 직장까지 거리가 40분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오전 8시에 일어나 출근 준비해 9시 전 도착할 수 있어야 한다. 상가 밀집 지역보다는 주택가를 골라 귀가 시 편안함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지하철 2호선이 셰어하우스를 하기 적합하다. 특히 합정역과 건대입구역이 유망하고 성수동도 좋다.”

-셰어하우스 사업이 앞으로 한국에서 성공할 것으로 보나.

“한국은 이미 선진국형 인구 구조에 진입했다. 주거 환경 역시 따라 움직일 것이다. 이미 선진국에선 공유 숙박 사업이 활성화돼 있다. 실제로 세계 최대 규모(550실)의 공유 주택인 영국 런던의 ‘더 콜렉티브 앳 올드오크’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 최대 사무실 공유 서비스업체 ‘위워크’가 미국 뉴욕과 워싱턴에서 추진 중인 ‘위리브’ 등과 같은 사업형 셰어하우스도 주목 받고 있다. 선진국은 이미 단순한 셰어하우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는 커뮤니티 센터로 발전 중이다. 한국 셰어하우스 사업도 점차 골드 미스ㆍ애견 동반ㆍ노년층 전용 등으로 다각화할 가능성이 높다. 세입자를 구하기 힘든 집주인과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는 청년들에게 셰어하우스는 안정적 수익을 주는 무궁한 기회의 땅이 될 것이다.”

-아파트와 빌라 중 셰어하우스에 더 나은 곳은.

“아파트보다 대형 빌라를 추천한다. 젊은 세대들은 1인실을 선호하는데, 아파트는 아무래도 방이 작고 거실이 커 셰어하우스를 운영하기 어려워 수익률도 다소 떨어진다. 셰어하우스는 기본적으로 큰 평형의 주택이 수익을 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강남 대형 평형의 전세가 안 나가고 있는데 셰어하우스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지방의 경우엔 산업단지나 대학가 인근이면서 버스 노선이 잘 형성된 주택가를 찾는 게 좋다. 이 경우에도 상가 밀집 지역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신규 투자자를 위한 비법이 있다면.

“셰어하우스는 공실률을 줄이는 게 생명이다. 이를 위해선 침대나 가구 몇 개 놓고 고객을 받을 게 아니라 세탁이나 청소 등 다양한 공용 공간 서비스를 제공하고 관리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가격 경쟁력만 내세우면 고객들이 금방 다른 셰어하우스로 옮긴다. 젊은 친구들은 카셰어링 등 공유 문화에 익숙하면서도 개인 프라이버시를 중시한다. 이런 특성을 고려해 입주 전 꼼꼼히 인터뷰를 진행하고, 공동의 ‘룰’을 잘 만들어 그들끼리 교감하도록 한다면 이후부턴 수익이 따라올 것이다. 또 셰어하우스는 한 채가 아니라 여러 채를 가졌을 때 수익률이 더 높아진다. 직원 1,2명으로 5채 이상 셰어하우스 관리가 가능하다. 결국 서비스가 성공의 관건이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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