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무적함대’ 스페인을 승부차기 접전 끝에 따돌리고 8강에 진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0위 러시아는 2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월드컵 16강전 스페인(10위)전에서 전ㆍ후반 및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이로써 러시아는 소련 시절인 1970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48년 만에 월드컵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1982년 스페인 월드컵에서 5위를 기록했지만, 당시는 2차 리그를 벌여 상위 4개 팀이 4강 토너먼트를 치르는 방식이었다. 러시아는 당시 12개 팀이 겨루는 2차 리그까지 올랐으나 2차 리그 각 조 1위가 벌이는 4강 토너먼트에는 들지 못해 8강 이상의 성적을 올리고도 8강의 의미는 사실상 없었다.
이날 경기에서 첫 골은 스페인이 만들어냈다. 전반 12분 오른쪽 측면 프리킥 상황에서 마르코 아센시오가 올려준 공이 문전에서 러시아 수비수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의 발에 맞고 들어가는 자책골이 됐다. 이그나셰비치는 스페인 세르히오 라모스와 함께 넘어지다가 공이 뒷발에 맞고 러시아 골문 안으로 향했다.
0-1로 끌려가면서도 줄곧 수세에 몰린 경기를 펼치던 러시아는 전반 41분에 페널티킥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러시아 공격수 아르튬 주바가 코너킥 공을 헤딩하는 과정에서 공이 스페인 제라르 피케의 팔에 맞았다. 이 페널티킥을 주바가 직접 차 넣었다.
후반에도 스페인이 경기 주도권을 잡았으나 골을 넣지 못했고 결국 승부는 이번 대회 첫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연장 전ㆍ후반 30분에도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결국 승부차기까지 이어졌다.
승부차기에서 두 팀은 2-2까지 맞섰지만 먼저 찬 스페인의 세 번째 키커 코케가 러시아 골키퍼 이고fm 아킨페프의 선방에 막히면서 패배의 기운이 감돌았다. 아킨페프는 오른쪽으로 몸을 날리면서 코케의 오른발 슛을 정확히 막아냈다.
반면 러시아는 네 번째 키커까지 모두 골을 성공했고, 스페인은 5번째 키커로 나선 이아고 아스파스의 슛이 다시 한 번 아킨페프의 다리에 막히면서 패배가 확정됐다.
스페인은 이날 경기에서 슈팅 수 15-4, 유효 슈팅 9-1, 공격 점유율 74%-26% 등 내용 면에서는 압도하고도 끝내 두 번째 골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탈락했다. 스페인 골키퍼 다비드 데헤아는 이날 승부차기 네 번 가운데 하나도 막지 못했고, 이번 대회 네 경기를 치르면서 상대 유효 슈팅 7개 가운데 6실점을 허용했다. 반면, 아킨페프는 이날 스페인 유효 슈팅 9개 중 8개를 선방하며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이번 대회 출전국 가운데 FIFA 랭킹이 가장 낮은 러시아는 8일 크로아티아-덴마크전 승자와 준준결승을 치른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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