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싱가포르서 과거와 다르다고 강조
내게 같이 사진 찍자고 제안했다” 뒷이야기도 소개
“북한 비핵화 1년 내에 완수 가능” 주장도
미국 내 대북(對北) 강경파로 분류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이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미국으로부터 핵 물질 및 핵 시설을 숨길 수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북한이 과거에 행한 일을 알고 있다”라며 미국 측 협상 실무자들 사이에는 “몽상적인 감정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볼턴 보좌관은 1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 일요일 토크쇼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우리(미국)는 지난 수십년간 북한이 미국과 협상하면서 보인 행동 양상을 알고 있다. 협상으로 시간을 지연하면서 핵무기와 생ㆍ화학무기,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온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하며 “협상 실무를 이끄는 이들에게는 몽상적인 감정이 없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뒤이어 “싱가포르에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자신이 (북한의) 이전 정권(지도자)들과 다르다는 점을 수 차례에 걸쳐 강조했다”라면서 “이제는 행동으로 말하게 할 때”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미국을 속이고 핵개발 성과 일부를 은닉할 수 있다는 미국 정보기관발(發) 보도에 따른 우려를 진화하기 위한 발언이자, 동시에 북한에 비핵화를 위한 무기 내역 공개를 압박하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볼턴 보좌관은 같은 날 폭스뉴스의 ‘폭스 뉴스 선데이’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에 있었던 뒷이야기도 공개했다. 볼턴 보좌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도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배석한 볼턴 보좌관에게 함께 사진을 찍자고 제안하며 “내가 (북한에 있는) 나의 강경파들에게 당신이 그리 나쁜 사람이 아니란 걸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일대일 회담이 예상치 못한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증거”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을 볼턴 보좌관이 옹호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 북한 핵 계획 대부분을 1년 내에 해체 가능하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조만간 북한과 대화해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계획을 연내에 해체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무기 내역을 공개한다면 이를 1년 내에 완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턴 보좌관은 “(비핵화를) 가능한 한 빨리 진행하자는 것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우리에게 조언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북한 무기 개발 계획의) 해체가 빠르면 빠를수록 북한에 이득이다. 한국과 일본 등이 제재를 해제하고 경제지원과 거래 흐름을 개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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