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레스-카바니 최전방 양쪽서
공 주고받고 헤딩골 ‘합작의 정석’
주장 고딘과 골키퍼 무슬레라
상대팀 꽁꽁 이번 대회 단 1실점
2011년 랭킹 2위까지 올린 세대
30대 들어서 ‘마지막 불꽃’ 활활
‘황금 투톱’ 루이스 수아레스(31ㆍ바르셀로나)와 에딘손 카바니(31ㆍ파리 생제르맹), 철벽 수비진을 이끄는 디에고 고딘(32ㆍ아틀레티코 마드리드)과 골키퍼 페르난도 무슬레라(32ㆍ갈라타사라이) 등 2000년대 후반부터 우루과이 축구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우루과이 황금세대’가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는 러시아에서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우선 역대 최강의 투톱으로 평가되는 수아레스와 카바니의 활약이 돋보인다. 우루과이는 1일(한국시간) 러시아월드컵 16강에서 포르투갈을 2-1로 따돌리고 8강에 진출했다. 두 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견인한 카바니는 전반 7분 단짝 수아레스와 크로스를 주고 받다 헤더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막강 듀오의 호흡을 자랑한 눈부신 플레이였다. 수아레스-카바니 콤비는 이번 월드컵에서만 4경기에서 5골을 합작했다. 폴란드의 그제고시 라토와 안드르제이 사르마흐, 독일의 미하엘 발라크와 미로슬라프 클로제 듀오가 각각 5골씩 합작한 적이 있는데, 이들의 기록을 16강전에서 따라잡았다. 수아레스-카바니가 앞으로 1골만 더 넣는다면 월드컵 새 기록을 세우게 된다.
주장 고딘이 이끄는 수비진과 골키퍼 무슬레라 역시 철벽 방어력을 자랑한다. 유난히 골이 많이 터지는 이번 월드컵에서 단 1실점(4경기)에 그쳤다. 16강전 포르투갈 페페(35ㆍ베식타시)에 내준 골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초대 월드컵 우승국인 우루과이는 중미 강호로 꼽히지만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상당 기간 암흑기를 거쳤다. 1994년과 1998년, 2006년에는 월드컵 지역 예선조차 통과하지 못했고, 겨우 본선에 오른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조별 리그에서 일찌감치 탈락(2무 1패)하면서 ‘왕년의 강호’라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런 암흑기에 양성된 황금세대들은 처음 출전한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우루과이의 귀환’을 알렸다.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서 코스타리카를 누르고 천신만고 끝에 본선에 오른 우루과이는 본선(2승 1무)에서 멕시코와 남아공을 연파했고, 16강(한국)과 8강(가나)까지 승승장구했다. 4강에서 네덜란드에게, 3~4위전에서 독일에 덜미를 잡혔지만 처음 월드컵을 경험한 우루과이 황금세대들은 자신들의 존재감을 뽐내기엔 충분했다. 2011년에는 코파아메리카에서 우승하면서 우루과이를 FIFA랭킹 2위까지 올려놨다.
역대 최악의 죽음의 조로 편성된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우루과이, 이탈리아, 잉글랜드, 코스타리카)에서도 우루과이는 16강에 진출에 성공했다. 16강 콜롬비아전에서 0-2로 패했지만, 수아레스의 ‘핵 이빨’ 파문만 아니었다면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는 평가다. 당시 수아레스는 조별리그 이탈리아전에서 상대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의 어깨를 물어뜯어 ‘결승전까지 출전 금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 10년 이상 우루과이 축구를 지탱한 이들은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높다. 나이가 벌써 31~32세로, 4년 후에도 지금 같은 기량을 장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미 미드필더진에서 루카스 토레이라(22ㆍ삼프도리아), 로드리고 벤탄쿠르(21ㆍ유벤투스), 페데리코 발베르데(20ㆍ데포르티보 라 코루냐), 막시 고메스(22ㆍ세라 데 비고) 등 세대교체가 진행되고 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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