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음바페, 엄청난 스피드
페널티킥 얻어내고 2골 원맨쇼
펠레 이후 첫 멀티득점 10대
골결정력 겸비 몸값 2390억원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16강전, 전반 10분 수비 진영에서 상대방의 공을 가로챈 킬리안 음바페(20ㆍ프랑스)가 힘껏 내달렸다. 아르헨티나 미드필더와 수비수 5명이 쫓아가 봤지만 그의 폭발적인 스피드에 얼마 못 가 나가떨어졌다. 약 60m를 내달려 6초 만에 페널티 구역에 진입한 음바페에게 아르헨티나 수비수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비행위는 반칙뿐이었다. 선제골, 역전골, 결승골에 모두 관여하며 프랑스의 4-3 승리를 이끈 음바페는 리오넬 메시(31ㆍ아르헨티나)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축구의 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ㆍ포르투갈)와 메시가 나란히 월드컵 무대에서 퇴장한 그날, 음바페라는 새로운 신이 등장했다.
음바페는 1일(한국시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전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프랑스에 4-3 승리를 안겼다. 이날 프랑스가 터뜨린 4골 중 3골에 관여하며 원맨쇼를 펼친 그는 마치 전성기 시절 티에리 앙리(41ㆍ프랑스)를 보는 듯 했다. 그는 전반 10분 만에 폭발적인 드리블로 페널티킥을 얻어내 앙투안 그리즈만(27ㆍ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선제골을 도왔다. 2-2로 비기던 후반 19분에는 왼발로 역전 골을 얻어낸 뒤 4분 뒤에는 오른발로 쐐기골을 터뜨렸다. 선제골, 역전골, 결승골로 모두 중요한 순간 터져 나온 득점이었다.
음바페는 이날 19세 193일의 나이로 2골을 터뜨려 1958년 ‘축구 황제’ 펠레(78ㆍ브라질) 이후 역사상 두 번째로 멀티득점을 한 10대로 기록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원맨쇼를 펼친 그에게 ‘버드와이저 맨 오브 더 매치’ 트로피를 수여했고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음바페에 만점에 가까운 평점 9.8을 매겼다.
2016년 프랑스 AS모나코에서 성인 무대에 등장한 그는 오른쪽, 왼쪽, 가운데 가리지 않고 폭발적인 드리블과 패스를 보여주고 있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과감한 드리블과 슈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그는 발 재간 또한 수준급이다. 무엇보다도 골문 앞에서도 당황하지 않는 침착한 멘탈이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유소년 시절 음바페를 지켜본 AS봉디의 회장은 이날 영국 BBC에 “그는 40세의 성숙함을 지녔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지난달 22일 페루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프랑스 역대 최연소 월드컵 득점 기록(19세183일)을 갈아치웠다.
음바페는 지난해 AS모나코에서 파리생제르맹으로 이적했는데 이때 세계축구 역대 이적료 2위에 해당하는 1억6,570만 유로(약 2,390억원)를 기록해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네이마르 영입으로 이미 2억2,200만 유로를 쏟아 부은 구단이 유럽축구연맹(UEFA) 재정적페어플레이(FFP)룰 위반을 우려해 ‘1년 임대 후 완전 이적’이라는 꼼수를 써서라도 데려올 만큼 음바페의 잠재력은 높이 평가됐다. 음바페는 지난 시즌 21득점 16도움을 터뜨려 팀의 정규리그ㆍFA컵ㆍ리그컵 우승에 일조했고 이번 월드컵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몸값이 뻥튀기가 아니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날 경기 후 음바페는 “매우 행복하고 펠레를 이은 두 번째 선수가 돼서 자랑스럽다. 펠레와 급이 다르지만 그런 사람들 속에 끼어 있어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6일 8강전에서 호날두의 포르투갈을 무너뜨린 우루과이와 맞붙는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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