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서울 전셋값 벽돌폰 30년 만에… 세계 첫 5G 상용화 눈앞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서울 전셋값 벽돌폰 30년 만에… 세계 첫 5G 상용화 눈앞

입력
2018.07.01 17:06
수정
2018.07.01 21:56
19면
0 0

서른살 된 한국 이동통신

1988년 1세대 모토로라 첫 출시

전국 휴대폰 사용자 784명 불과

2018년 국내 가입자수 6460만명

세계 첫 EVRC 상용화 등으로

2G시대 이후 국내 기술 주목

표준규격 주도 등 5G 생태계 준비

세계적 이동통신 강국으로 우뚝

1988년 7월 1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된 휴대폰 모토로라 다이나택. SK텔레콤 제공
1988년 7월 1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된 휴대폰 모토로라 다이나택. SK텔레콤 제공
그래픽=김경진 기자
그래픽=김경진 기자

온 나라가 서울올림픽 개최 준비로 들떠있던 1988년 7월 1일. 한국이동통신(SK텔레콤의 전신)은 사람 얼굴만한 크기에 큼지막한 버튼 20개가 달린 제품을 내놓으며 ‘들고 다니는 전화기’라고 소개했다. 30년 전 이날은 모토로라가 1세대(1G) 통신 기술로 만든 세계 최초의 휴대폰 ‘다이나택’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들여온 날이자, 정보통신기술(ICT) 최강국으로 떠오른 대한민국의 이동통신 역사가 시작된 날이다.

걸어 다니면서도 통화를 할 수 있다는 건 차 안에 갇혀있던 ‘카폰’에서 벗어나는 역사적 사건이었지만, 당시 휴대폰의 성능은 ‘들고 다닌다’는 말이 민망할 정도였다. 무게만 771g으로 요즘 스마트폰의 4배에 달했고, 꼬박 10시간을 충전하고도 고작 30분 통화하면 전원이 꺼졌다. 그럼에도 국내 첫 휴대폰의 당시 가격은 500만원에 육박했다. 이는 1988년 서울 지역 전세값 평균과 맞먹는, 그야말로 초고가품이었다. 전국에 휴대폰을 쓰는 사람도 784명에 불과했다.

30년이 지난 지금,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는 인구 수를 훌쩍 넘는 6,460만여명(올 4월말 기준)이다. 겨우 통화만 가능하던 이동통신으로 이제 우리는 초고화질(UHD) 영상을 끊김 없이 시청하고 인공지능(AI) 스피커와 대화를 하며, 집안 TV와 조명에도 명령을 내린다. 사치품 1G ‘벽돌폰’이 생필품이 되는 사이, 한국은 굵직한 신화를 써내려 갔다. 2Gㆍ3Gㆍ4G를 거치며 잇따라 ‘세계 최초’ 차세대 통신 기술 상용화에 성공했고 내년 3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1996년 우리나라는 2세대(2G) 통신 기술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 했다. 사진은 같은 해 4월 대전 대덕연구단지에서 열린 '세계 최초 CDMA 서비스 개시식'에서 이수성 당시 국무총리가 CDMA 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1996년 우리나라는 2세대(2G) 통신 기술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 했다. 사진은 같은 해 4월 대전 대덕연구단지에서 열린 '세계 최초 CDMA 서비스 개시식'에서 이수성 당시 국무총리가 CDMA 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국내 이동통신 기술이 주목 받기 시작한 건 막 2G 시대가 열린 1996년이다. 아날로그 통신 1G에서 2G로 넘어가던 시절, 한번에 여러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기술 경쟁이 한창이었는데 우리나라는 ‘다중접속기술’인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했다. 수많은 송ㆍ수신자의 이야기가 섞이지 않도록 하는 핵심 기술로, ICT 주도국으로 거듭나는 토대가 됐다.

1998년 11월 세계 최초의 EVRC(통화품질 최적화 보코더) 기능을 탑재한 휴대폰 기기. SK텔레콤 제공
1998년 11월 세계 최초의 EVRC(통화품질 최적화 보코더) 기능을 탑재한 휴대폰 기기. SK텔레콤 제공

이후 멀리 떨어진 상대방과 통화할 때 생기는 잡음을 줄여 통화음질을 높여주는 EVRC(통화품질 최적화 보코더), 고속ㆍ고용량 데이터 전송에 최적화된 3G 무선기술, 다운로드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 등 연달아 ‘세계 최초 상용화’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4G에서도 초기 LTE보다 속도를 각각 2배, 3배 높이는 LTE-A와 광대역 LTE도 가장 먼저 상용화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특히 3G 서비스를 주도하면서 국제 로밍 확대, 화상 전화, 멀티 미디어 등의 서비스가 빠르게 가능해 졌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이동통신 환경이 갖춰지면서 휴대폰을 통한 은행업무, 쇼핑, 사회적 소통이 일상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3세대(3G) 통신이 본격화된 2003년 12월 당시에는 파격 기술이었던 고해상도 화상전화를 하고 있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3세대(3G) 통신이 본격화된 2003년 12월 당시에는 파격 기술이었던 고해상도 화상전화를 하고 있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앞으로 펼쳐질 5G 시대는 사람과 사물, 이를 둘러싼 환경 등이 모두 통신으로 연결되며 속도나 기술 경쟁에서 벗어나 통신으로 제공하는 ‘가치’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가상현실(VR)로 구현한 영화관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나만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하는 AI 비서가 아프기 전에 미리 치료법을 제안하는 시대가 펼쳐진다.

산업간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면서 이동통신 시장은 또 한번의 폭발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5G는 2035년까지 12조3,000억달러의 경제효과를 창출하고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등 연계 시장에서의 생산 유발효과도 3조5,000억달러로 예상된다. 2,200만개의 일자리 창출도 기대된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전 세계 공통 5G 표준 규격을 주도하고 5G용 주파수 경매도 지난달 완료, 5G 생태계를 이끌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올해 1월 서울시청 광장에서 시민들이 북극 오로라와 눈꽃 등 5세대(5G) 기술로 구현한 실감나는 가상현실(VR) 영상을 체험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올해 1월 서울시청 광장에서 시민들이 북극 오로라와 눈꽃 등 5세대(5G) 기술로 구현한 실감나는 가상현실(VR) 영상을 체험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윤용철 SK텔레콤 커뮤니케이션센터장은 “대한민국 이동통신 산업 발전과 궤를 같이 해 온 지난 30년은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다”며 “미래 이동통신은 5G를 통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상상할 수 없는 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소비자들이 곧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동통신 30주년을 기념해 오는 9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이동통신 기술 발달을 담은 사료들을 모아 특별 전시회를 연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