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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제, 금융사의 자율출퇴근제 활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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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제, 금융사의 자율출퇴근제 활용기

입력
2018.07.01 16:36
수정
2018.07.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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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플렉스 타임’ 도입 현대카드

디지털 직원은 조기출근ㆍ브랜드본부는 지연출근

출근시간 앞당기고 자녀와 방과후 시간 보내는 부모

신한은행은 2016년 도입 후 지난해 신한금융으로 확대

월요일 지연출근ㆍ금요일 조기출근 하는 주말부부도

서울 영등포구 현대카드 본사에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서울 영등포구 현대카드 본사에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현대카드 서비스 디자인팀에서 근무하는 양모(31) 대리는 올해 초 출근 시간을 오전 7시로 당겼다. 집인 경기 성남시에서 회사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까지 매일 출퇴근 시간마다 1시간 이상 만원 지하철에 몸을 맡겨야 했던 그는 이후 출퇴근 스트레스가 확 줄었다. 그는 “자율성을 보장받은 만큼 회사 업무에도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금융권의 근무 형태도 달라지고 있다. 금융권은 내년 7월로 도입이 1년 유예됐지만 이미 많은 금융사가 정부의 요청에 따라 조기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금융권의 화두는 직원들이 출퇴근 시간을 결정할 수 있는 자율출퇴근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율출퇴근제는 기업 문화가 보수적인 금융권에서는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최근엔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하는 금융사가 점점 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해 8월부터 ▦디지털 사업본부 ▦브랜드 본부 ▦신사업(N) 본부 직원과 초등학생 이하 자녀가 있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플렉스 타임 제도‘를 시행중이다. 출근 시간을 오전 7~10시 자유롭게 선택한 뒤 출근 시간에 맞춰 8시간만 근무하면 된다. 부서간 회의 등 협업이 필요한 작업은 모든 직원이 출근한 오전 10시~오후 4시 ‘코어 타임’에 진행한다.

자율출퇴근제는 직원들의 삶을 어떻게 바꿨을까. 현대카드가 최근 플렉스 타임 제도가 적용되는 각 본부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을 분석해 본 결과 본부별 출근시간 차이가 뚜렷했다. 디지털사업본부 직원 중 25%는 종전 출근시간(8시30분)보다 빠른 8시 이전 출근했다. 디지털 기업이 밀집한 경기 성남시 분당과 판교에 거주하는 직원들이 많아 교통 체증을 피하려는 의도다. 반면 브랜드 본부는 절반 이상(53%)이 9시 이후 출근했다. 광고 대행사 등 만나는 이들의 출퇴근 시간대가 늦어 시계를 한 시간 뒤로 돌린 것이다.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부모들은 75% 이상이 오전 8시 30분 이전에 출근한 뒤 일찍 퇴근해 방과 후 자녀들과 보내는 시간을 늘렸다.

신한은행도 2016년 7월 도입한 자율출퇴근제를 지난해 9월 신한금융 전 계열사로 확대했다. 본사 직원들은 언제 출근하든 하루 8시간 근무만 채우면 되도록 했고 고객 응대를 해야 하는 영업점만 오전 9시~11시 출근하도록 했다.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워지면서 월요일에는 출근 시간을 늦추고 금요일엔 조기 출근하는 직원이 늘었다. 주말부부인 인재개발부 박모(37) 과장도 자율출퇴근제가 도입되자마자 금요일과 월요일 출퇴근시간을 바꿨다. 월요일은 아침에 부산 집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출근 시간을 오전 11시로 늦추고, 금요일은 오전 6시 출근하는 대신 퇴근 시간도 앞당겼다.

카드업계에서는 국민카드와 BC카드가 자율출퇴근제를 시범 운영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KB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등이 지난달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KB증권 관계자는 “리서치나 해외 트레이딩 등 일반적인 근무시간에 일하기 어려운 직원들이 유연근무제를 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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