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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中 ‘명품 공유경제’ 이끄는 2030… 월 7만원이면 매일 명품백 과시

입력
2018.07.01 14:09
수정
2018.07.01 17:5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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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객 90% 이상 젊은 세대

대여업체 100개에 육박

체험 후 신상품 구매 이어져

그림 1중국 2030세대가 즐겨 이용하는 명품 가방 대여업체 유먀오의 모바일 홈페이지에는 프라다, 구찌 등의 명품가방을 1일 10~30위안에 대여할 수 있다고 소개돼 있다. 유먀오 홈페이지 캡처
그림 1중국 2030세대가 즐겨 이용하는 명품 가방 대여업체 유먀오의 모바일 홈페이지에는 프라다, 구찌 등의 명품가방을 1일 10~30위안에 대여할 수 있다고 소개돼 있다. 유먀오 홈페이지 캡처

중국인의 ‘명품 사랑’은 예전부터 명성이 자자하다. 전반적인 경제 성장에 따라 중산층과 부유층이 급속히 늘어난 요인도 있지만 몐쯔(面子ㆍ체면) 문화의 영향도 상당하다. 당장은 경제적인 부담이 다소 있더라도 자신의 체면을 위해 기꺼이 거액을 지불하는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매킨지의 ‘중국 사치품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32%였던 글로벌 명품시장 내 중국의 비중은 2025년이면 44%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중국의 명품시장 확대를 이끄는 주역이 바로 2030세대라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더 있을 것 같은 4050세대 중산층보다 어려서부터 경제 성장의 혜택 속에 해외여행 경험도 상당한 젊은층이 명품에 훨씬 더 민감한 것이다. 실제 매킨지의 분석 결과, 2016년에 2030세대가 명품 구매에 쓴 돈의 규모는 2011년에 비해 2배 넘게 증가한 반면 40대 이상은 같은 기간에 30%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물론 상당수 2030세대의 명품 구매는 사실상 부모의 경제력에 의존하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중국 젊은이들이 명품을 ‘체험’하는 통로는 구매만이 아니다. 자전거를 필두로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흐름이 형성된 중국에서 최근 가장 인기 있는 공유 물품이 바로 명품이다. 저렴한 대여 비용으로 여러 명품 브랜드의 정품을 체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젊은층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잠재 명품 구매 고객의 저변을 넓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림 2중국 2030세대가 즐겨 이용하는 명품 가방 대여업체 유먀오 홈페이지 홍보물에 등장한 이용자들은 “값싸게 최신 유행 패션을 즐길 수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유먀오 홈페이지 캡처
그림 2중국 2030세대가 즐겨 이용하는 명품 가방 대여업체 유먀오 홈페이지 홍보물에 등장한 이용자들은 “값싸게 최신 유행 패션을 즐길 수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유먀오 홈페이지 캡처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 본사를 둔 유먀오(有喵)는 대표적인 명품백 공유 플랫폼이다. 스마트폰에 앱을 깔고 회원으로 가입한 뒤 한 달에 399위안(약 6만7,800원)을 내면 횟수 제한 없이 온갖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백을 대여받을 수 있다. 하루 2,200원이면 한달 내내 명품백을 경험하고 과시할 수 있는 것이다. 신상(心上)ㆍ바이거(百格) 등 비슷한 서비스만 10개를 훌쩍 넘고, 액세서리와 의류 등을 포함한 각종 명품 대여업체 수가 100개에 육박할 정도다.

물론 명품을 대여하려면 해당 제품 가격의 30~50%를 보증금으로 내야 하니 부담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 역시 간단한 해결책이 나왔다. 중국 최대의 인터넷 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신용평가 자회사인 즈마(芝摩)신용의 평가 점수가 높으면 면제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대기업 사원 등 안정적 수입원이 있으면서 사회 생활에서 일정 빈도의 명품 수요가 있는 젊은이들의 접근성은 훨씬 높아질 수 있다. 바이거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젊은층이 해당 명품을 체험한 뒤 신상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빠르게 늘고 있다.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은 “공유명품 이용자의 월별 재구매율은 최소 40% 이상으로 이 중 2030세대 비중이 90%를 넘는다”면서 “신상의 경우 월 매출 증가율이 30%를 넘어서면서 연초에도 5,000만달러(약 557억원)의 신규투자를 유치하는 등 더 많은 명품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고 이에 따라 공유명품 시장은 훨씬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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