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172. 2개월 반 코리안쇼트헤어 ‘태양이’
이달 초 서울 용산구 용문동 밤 12시 한 상가 골목에 젊은 남성이 소란스럽게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소란스러운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한 손에 작은 고양이 한 마리를 쥐고 있었는데 고양이의 머리와 얼굴을 수 차례 휴대폰으로 때렸고 상가에 있던 사람들이 이 소리를 듣고 길거리로 나왔습니다. 상가에 있던 사람들이 그를 말렸지만 그는 “아무것도 아니니 신경 쓰지 말라”며 고양이를 계속 때렸습니다. 그러던 중 자신보다 건장한 남성이 다가오자 고양이를 도로에 던지고 달아났습니다. 도로에 내동댕이 쳐진 고양이는 주차되어 있던 차 밑으로 굴러갔고, 이를 본 상가에 근무하는 한 시민이 고양이를 구조했습니다. 고양이의 상태는 심각했습니다. 얼굴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코피도 흘리고 있었습니다.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는 캣맘과 유기동물의 새 가족을 찾아주는 자원봉사단체인 ‘유기동물 행복찾는 사람들(유행사)’의 자원봉사자가 길고양이 밥을 주러 나왔다 구조된 직후를 우연히 목격했고, 고양이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곧바로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아랫니가 부러졌지만 불행 중 다행인지 아랫니를 제외하곤 다친 곳은 없었습니다.
똘망 똘망한 눈이 매력적인 고등어 무늬의 새끼 고양이는 태양이(2개월ㆍ수컷)라는 이름을 얻고 위탁처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위탁처에 있는 한 살 된 누나 고양이 ‘도도’에게 의지하고, 애교를 부리며 잘 따른다고 해요.
사실 태양이가 강제로 길에서 ‘냥줍’(길고양이를 주워다 키움)을 당한 건지, 시장에서 팔린 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힘없는 어린 생명이라는 이유로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한 것만은 분명합니다. 유행사 측은 길고양이나 유기동물들에게 무관심해도 좋으니 제발 해치치만 말라고 호소합니다.
태양이는 사람도 잘 따르고 다른 고양이들과도 잘 지냅니다. 사람에게 해코지를 당했지만 시민들의 용기와 도움으로 삶의 기회를 갖게 된 태양이와 평생을 함께할 집사를 기다립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세계 첫 처방식 사료개발 업체 힐스펫 뉴트리션이 유기동물의 가족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미국 수의사 추천 사료 브랜드 ‘힐스 사이언스 다이어트’ 1년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문의: 유행사
▶위탁처에서 누나 고양이 도도에게 안기는 태양이 영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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