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수입 자동차와 차 부품에 대한 조사가 3∼4주 이내에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철강 알루미늄 제품에 이어 자동차까지 관세 폭탄 전선을 넓히려는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대미 자동차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도 타격이 불가피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말을 보내기 위해 자신의 뉴저지 주 골프클럽을 향해 가는 전용기 안에서 해당 조사가 언제 끝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곧. 그것은 3∼4주 안에는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AP통신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뭔가가 행해져야만 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무역에서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달 수입 자동차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으며, 미국 상무부는 외국산 자동차가 국가 안보를 저해하는지 조사 중이다. 수입차가 국가 안보를 저해하는 것으로 판단되면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현재 미국의 수입차 관세는 세단 등 일반 차량 2.5%, 픽업트럭 25%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한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일본 등 대미 자동차 수출국의 자동차 산업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WTO 탈퇴 의사는 없다면서도 공정하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미국의 세계무역기구(WTO) 탈퇴를 원한다는 의사를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에게 거듭 밝혔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 그는 “탈퇴에 대해 말한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우리는 매우 불공정한 처우를 받았다. 불공정한 상황”이라며 WTO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열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시리아, 크림반도뿐 아니라 대선개입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라며 “우리는 누구도 선거를 조작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다음 달 16일 헬싱키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두 정상의 공식 정상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미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문제를 둘러싼 미국 내부 반발을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에 대해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해왔으며 최근 트위터에서는 “러시아는 선거 개입과 무관하다고 계속해서 말해왔다”고 러시아를 옹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의 사임·경질설에 대해서는 “우리는 아주 잘 지내고 있다”면서도 “어느 시점에서 일은 일어난다”고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퇴임 의사를 밝힌 앤서니 케네디 연방대법관의 후임 인선과 관련해선 “우리는 매우 유능하고 현명한 보수 성향 판사들이 있다”면서 다음 달 9일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다음 주부터 후보자들에 대한 면접을 시작할 방침이지만, 이르면 이번 주말에도 뉴저지에서 일부 후보자를 만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현재 후보군이 5명으로 압축됐으며, 이 중에는 여성 인사도 2명 포함됐다”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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