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매거진 ‘모노클’ 제임스 챔버스 홍콩지국장
미디어의 무게 중심이 인쇄 매체에서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대로 인쇄 매체를 중심에 두는 전략으로 연 35% 성장을 달성하는 매체가 있다. 영국 월간 매거진 ‘모노클(Monocle)’이다. 모노클은 2007년 영국 기자 타일러 브륄레가 창간한 매체로 발행 부수는 전 세계 16만 부 수준이다. 국내에는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 박원순 서울시장 등을 인터뷰해 한국 특집판을 발행한 매거진으로 많이 알려졌다.
모노클의 제임스 챔버스 홍콩지국장은 2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콘텐트 마케팅 아시아 포럼’에 참가해 모노클의 성공 비결을 맞춤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독자들이 주말에는 모노클 같은 잡지를 보고 싶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다”며 “그런 독자들의 속성을 분석해 맞춤 전략을 세운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챔버스 지국장은 “모노클의 핵심 주제 중 하나가 ‘삶의 질’”이라며 “전세계의 밝고 아름다운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세계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취재해서 보여주고, 되도록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여주려고 모노클은 노력한다”며 “전세계의 살기 좋은 도시 순위를 선정해 매년 발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챔버스 지국장은 “최근 모든 미디어가 디지털과 온라인으로 가고 있지만 모노클을 떠올리는 독자들은 인쇄 매체만이 줄 수 있는 시각적 효과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며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고품질의 사진과 그래픽, 디자인으로 품격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노클이 인쇄 미디어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매거진을 중심으로 다른 미디어로도 확장하며,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고 있다. 일례로 모노클은 매일 방송하는 디지털 라디오 방송도 운영하고 있다.
챔버스 지국장은 “모노클과 라디오는 굉장히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며 “잡지가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 라디오는 매일 시사 이슈를 따라가며 사회의 부정적인 부분을 속 시원히 짚어내고 있고, 8월부터는 신문 형태의 주간지도 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지역에서는 카페를 열고 온라인 전자상거래 스토어도 운영 중이며, 매년 ‘삶의 질’과 관련한 컨퍼런스도 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는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쉔첸 중국 판다아이미디어 대표, 캐릭터 ‘뽀로로’를 만든 오콘의 김일호 대표 등 25여명의 콘텐츠 마케팅 업계 전문가들이 연사로 참여했다. 이 행사는 글로벌 콘텐츠 마케팅 그룹 CMI와 국내 브랜딩컨설팅 그룹 스톤커뮤니케이션즈가 공동주최했다.
강희경 기자 kst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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