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ㆍ우크라ㆍ시리아 문제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달 16일 핀란드 헬싱키서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백악관과 크렘린궁은 28일 “7월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전하면서 “회담에선 양국 관계발전 상황 및 전망, 폭넓은 안보 현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러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1월 이후 다자 회담 등을 통해 몇 차례 짧은 접촉을 한 적은 있지만, 별도의 공식회담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푸틴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 통화해 푸틴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이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을 ‘마녀사냥’이라며 일축해왔다. 핀란드는 중립국으로, 냉전시기부터 헬싱키에서 여러 차례 미소(러) 정상 회담이 열렸다. 1975년 제럴드 포드 미국 대통령과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소련 서기장 간 정상회담이 1990년에는 조지 H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서기장이, 1997년에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간 회담이 열린 바 있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최악 수준으로 악화한 양국의 관계 개선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초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 축출된 러시아를 이 모임에 다시 복귀시켜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미ㆍ러 관계 복원에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안보 관련 현안을 두루 논의하기로 한 만큼 헬싱키 회담에서 양 정상은 북핵 및 우크라이나, 시리아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6ㆍ12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비핵화와 북미관계 개선 원칙에 합의한 만큼 푸틴 대통령에게 북한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한 협조를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전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번 만남에서 어떤 구체적 결과를 기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양국 지도자간의 공식 회담이 오랫동안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정상회담 개최 자체가 이미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