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은 진성준, 김부겸은 허영일
이재명도 핵심 참모에 전대협 세대
차기 대선 ‘킹메이커 역할’ 가능성
전대협 출신들이 여권 대권주자들의 ‘책사’로 두루 포진하고 있다. 자체적인 대권 후보가 없는 전대협 세대가 차기 대선 국면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대표적 대권 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전대협 세대인 진성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을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임명했다. ‘박원순 키즈’이자 같은 전대협 그룹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고리로 진 비서관을 영입해 정무라인을 강화한 것이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3선 시장으로 정치적 체급을 올린 박 시장이 전대협 세대를 통해 대권 장기플랜을 세울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진 비서관은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두 번 역임한 전략통으로,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전략본부에 합류했고 청와대에서 대통령 개헌안 실무 준비와 국회 협상 등을 도맡았다. 최근 청와대를 떠난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 하승창 전 청와대 사회혁신수석 역시 향후 박 시장의 전대협 사단에 합류해 향후 대권가도에서 핵심 브레인으로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권 도전 가능성이 점쳐지는 잠룡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우 전대협 3기 통일정책실장 출신 허영일 장관정책보좌관을 영입했다. 최근에는 한 친문 핵심 인사가 김 장관의 당권도전을 밀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면서 친문 진영이 임종석 비서실장 등 ‘신문(新文) 그룹’을 견제해 차기 대선까지 내다본 판을 구축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친문 핵심이 김 장관을 밀고 김 장관이 당권을 잡는 그림이 되면 ‘신문 운동권 그룹’에는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이재명 경기지사 역시 전대협 운동권 출신이 핵심 참모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비서관, 성균관대 총학생회장(85학번) 출신 조계원 전 캠프 일정팀장, 김용 전 성남시의원이 대표적이다.
한편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친노ㆍ친문과 가까운 전대협 세대 대표 주자들이 직접 키맨으로 도약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3선ㆍ재선 의원을 다수 배출하고도 마땅한 대선 주자는 없다는 게 중론이었지만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거머쥘 경우 킹메이커가 아닌 킹 등극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전대협 세대 대표격인 이인영 의원과 광주항쟁세대의 선두주자 송영길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기점으로 독자 세력화에 나설 것이란 시나리오를 제기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향후 대선 주자 진영으로 흩어질 경우 세대적인 86그룹 또는 전대협 세대 자체가 소멸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전당대회를 계기로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선 의원을 거치는 동안 뚜렷한 존재감 각인에 실패해 실기한 측면이 있는 만큼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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