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해도 늦게까지 일해 과로 상태”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건강 문제로 연차휴가를 내고 관저에서 주말까지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지난해 5월 취임 후 여름휴가를 제외하고 처음으로 대통령 공개 일정이 없는 일주일이 됐다. 평소 잠을 줄이면서 밤 늦게까지 서류 검토 등 업무를 보느라 누적된 피로가 건강 악화 원인으로 거론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28, 29일) 이틀 동안 연차휴가를 냈다”며 “대통령이 쉬시는 동안에는 정식 보고서는 물론 메모 형태의 보고도 일절 올리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위기 관리와 직결된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예외로 하고, 통상적인 보고는 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휴가 기간 청와대 안 관저에 머무를 예정이다.
이에 앞서 청와대는 27일 문 대통령이 과도한 일정과 누적된 피로로 인해 몸살감기에 걸려 대통령 주치의가 주말까지 휴식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 건강 상태와 관련, 김 대변인은 “어제(27일) 저녁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관저에 들어가 대통령을 뵀는데 기력을 회복해 가는 중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2월 평창 동계올림픽부터 남북ㆍ북미 정상회담 등 강행군 일정 끝에 피로가 누적된 상태였다. 특히 평소 관저로 퇴근해서도 보고서 등 서류를 꼼꼼히 확인하느라 밤 늦게까지 일했고 잠이 부족한 상태였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업무를 철두철미하게 챙기는 데다 한반도 위기 상황까지 겹치면서 대통령의 과로가 계속됐던 것 같다”고 전했다. 청와대 참모들이 연차휴가 기간 대통령에게 문건 보고를 하지 않기로 한 것도 문 대통령의 평소 ‘활자중독’ 습관을 고려한 휴식 보장책이었다.
문 대통령은 2박 4일 일정의 러시아 국빈 방문을 마치고 24일 귀국한 뒤 공개 일정이 계속 취소된 상태였다.
한편 3급 비밀인 대통령 건강 상태를 공개한 이유와 관련, 김 대변인은 “이미 잡혀 있는 공개 일정에 불참할 경우 (대통령 일정에 질문이 나올 것이고) 건강 상태에 대해 침묵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양해를 구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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