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논쟁을 할 권리
김은실 외 8인 지음
휴머니스트 발행ㆍ236쪽ㆍ1만4,000원

새로운 세계에 한번 눈을 뜨게 되면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요즘 한국 여성들에게 페미니즘이 그렇다. 2015년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선언,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2018년 미투 운동에 이르며 페미니즘은 삶의 일부가 됐다. 하지만 여성들이 차별적 사회구조에 눈을 떴다는 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다. ‘더 나은 논쟁을 할 권리’는 페미니즘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점을 짚어 준다. 김은실 권김현영 정희진 등 한국의 여성학자 9인의 글을 통해 한국 사회에 필요한 질문을 던진다. 저출산 담론, 여성 입대, 성폭력 폭로 이후 피해자가 겪는 문제, 걸그룹을 바라보는 대중의 심리, 10대 여성의 디지털노동 등 현재 한국 사회의 모습이 주제다. 페미니즘이 이토록 다양한 문제제기를 할 수 있음을, 이를 통해 더 나은 해결방안을 논의할 수 있음을 이들의 글이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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