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 버리거나 잃어버린 채로 당국에 구조된 반려동물이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처음 10만 마리를 넘었다. 이중 절반가량은 주인을 찾거나 보호자를 구하지 못한 채 폐사했다.
28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발표한 ‘2017년 동물보호ㆍ복지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동물보호센터가 구조한 유실ㆍ유기동물은 전년(8만9,732마리)보다 14.3% 늘어난 10만2,593마리로 집계됐다. 개(72.5%)가 가장 많았고 고양이(26.4%), 기타 동물(1.1%) 순이었다. 2008년 첫 실태조사 때 5만1,188마리에 불과했던 유실ㆍ유기동물 수는 반려동물 보유 가구 증가에 따라 9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구조된 동물 중 47.3%는 보호센터에서 죽었다. 자연사가 27.1%, 안락사가 20.2%였다. 유실ㆍ유기동물은 보호센터에서 열흘 간 임시 보호된 뒤 지방자치단체 소유로 전환된다. 이후에도 보호자를 찾지 못하거나 보호센터의 수용 여력이 부족하면 안락사 된다.
보호자가 동물을 되찾아가는 비율은 14.5%에 불과했다. 새 보호자가 동물을 입양하는 비율은 30.2%로, 2015년(32.0%) 이후 2년 연속 감소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의 전진경 상임이사는 “무분별한 번식, 미디어를 통한 상품화로 반려동물 공급만 크게 늘어난 결과”라며 “선진국처럼 동물보호센터를 통한 입양을 늘리는 등 인식과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동물등록제에 따라 지난해 지자체에 등록된 개는 10만4,809마리로 집계됐다. 이 제도는 반려견의 유실ㆍ유기를 막기 위해 3개월령 이상의 개에 보호자 인적사항 등을 담은 식별장치를 삽입 또는 부착한 뒤 지자체에 등록하는 제도다. 2008년 첫 시행 이후 매년 등록 숫자가 늘면서 지금까지 총 117만5,500마리가 등록됐다. 그러나 검역본부가 설문조사를 토대로 추정한 전체 반려견 마릿수(2017년 662만마리)와 비교하면 등록율은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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