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1위 독일 전차군단도 “전 대회 우승 국가는 다음 대회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는 월드컵 우승국 징크스를 피하지 못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렸던 독일은 2018 러시아월드컵 32강 조별리그 F조에서 대한민국에 0-2로 패하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특히 세 경기에서 1승 2패, 골 득실 -2(2득점 4실점)로 조 최하위의 불명예까지 썼다.
독일이 32강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938년 프랑스월드컵 1라운드에서 스위스에 무승부(1-1) 뒤 재경기까지 가는 혈전 끝에 2-4로 패하면서 탈락한 적은 있지만, 당시 1라운드는 16개국이 참가해 전 경기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러졌다.
최근 월드컵에서 전 대회 우승국은 다음 대회에 최악의 결과를 맛보는 ‘우승국 징크스’를 겪고 있다. 1998년 개최국 우승을 차지한 프랑스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세네갈전 0-1 패를 시작으로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득점 없이 실점만 3점으로 덴마크, 세네갈, 우루과이에 밀려 A조 최하위였다. 2006년 개최국 우승국인 이탈리아도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 조별리그 최하위(2무 1패ㆍ골 득실 -1)로 처지며 일찌감치 짐을 쌌다. 역시 남아공 대회 우승국 스페인도 2014년 브라질에서 네덜란드에 1-5로 대패하고 칠레에도 0-2로 패하는 등 초반 2연패를 당하며 조기 탈락(1승 2패)의 고배를 마셨다. 그나마 호주에 3-0으로 승리해 조 최하위는 면했다.
다만 브라질은 우승국 징크스에서 예외였다. 1994 미국월드컵 우승국인 브라질은 이듬해 1998년 프랑스에서 A조 1위(2승 1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했고, 칠레(4-1)와 덴마크(3-2), 네덜란드(1-1ㆍPK 4-2)를 잇달아 꺾으며 결승까지 올랐다. 결승에서는 프랑스에 0-3으로 패했다. 브라질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우승한 뒤에도 2006년 독일에서 3전 전승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뒤 8강까지 올랐다.
한편 월드컵 사상 두 대회 연속 우승한 국가는 이탈리아(1934, 1938년)와 브라질(1958, 1962년) 밖에 없다. 이후 56년이 넘도록 2연패한 국가는 없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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