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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통신장비 1위 화웨이 “성공비결은 9년 전부터 시작한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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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통신장비 1위 화웨이 “성공비결은 9년 전부터 시작한 투자”

입력
2018.06.28 15:54
수정
2018.06.28 19:3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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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R&D 센터 가보니

응용 서비스-드론-로봇-게임 연구

지난해만 6800억원 규모 투자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모두 완비

중국 상하이 푸동에 위치한 화웨이 연구개발(R&D) 센터의 모습. 빌딩 바로 앞이 인공호수로 둘러싸여 있다. 화웨이 제공
중국 상하이 푸동에 위치한 화웨이 연구개발(R&D) 센터의 모습. 빌딩 바로 앞이 인공호수로 둘러싸여 있다. 화웨이 제공

중국 상하이를 가로지르는 황푸(黃浦)강의 동쪽, 푸동(浦東)지역은 화려한 마천루가 즐비하지만, 그 속에서 ‘화웨이(華爲) 연구개발(R&D) 센터’가 단연 눈에 띄었다. 고층빌딩들 사이 홀로 인공호수와 우거진 나무숲에 둘러싸여 솟아있는 이 센터에는 약 8만여명의 화웨이 전체 R&D 인력 중 무선 사업 개발자 1만여명이 다니고 있다. 선전(深圳)에 있는 본사 다음으로 가장 큰 규모로,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화웨이의 자부심이다.

26일 중국 상하이에 있는 화웨이 연구개발(R&D) 센터에 원격 태아 초음파 검사기가 설치돼 있다. 맹하경 기자
26일 중국 상하이에 있는 화웨이 연구개발(R&D) 센터에 원격 태아 초음파 검사기가 설치돼 있다. 맹하경 기자

26일(현지시간) 화웨이가 이례적으로 한국 기자단에 현지 R&D 센터를 공개했다. 약 500평인 한 층을 모두 할애해 꾸며 놓은 기술 전시관 입구에 서 있던 건 20㎝ 높이의 자그만 로봇팔이었다. 화웨이 직원이 로봇팔을 쥐고 이리저리 움직이자 약 1,430㎞ 떨어진 선전 R&D 센터에 설치된 태아 초음파용 기기가 그대로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 모니터에 잡혔다. 거동이 불편한 임신부들을 위해 선전 일부 지역에 이미 상용화된 원격 의료기기다. 화웨이는 의사가 쥐는 로봇팔과 임신부가 방문한 지역병원에 설치된 태아 초음파 검사기를 연결하는 통신 장비를 제공하고 있다.

“화웨이는 더 이상 기지국과 안테나만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통신으로 연결되는 A부터 Z까지를 모두 넘보고 있다”던 국내 통신사 고위 임원의 말이 실감 나는 현장이다. 5세대(5G) 통신장비 시장까지 선점해 제2의 도약을 노리고 있는 화웨이는 이날 5G용 기지국과 안테나부터 시작해 네트워크 유지보수 기술, 광케이블 없이도 집 안 구석에서 5G를 쓰는 솔루션, 5G 기반 드론ㆍ로봇ㆍ게임까지 총망라해 보여줬다.

26일 중국 상하이 쉐라톤 그랜드호텔에서 숀 멍(왼쪽) 한국화웨이 최고경영자와 조이 탄(가운데) 화웨이 글로벌 미디어ㆍ커뮤니케이션 총괄 사장, 피터 조우 화웨이 무선 네트워크 마케팅책임자(CMO)가 화웨이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화웨이 제공
26일 중국 상하이 쉐라톤 그랜드호텔에서 숀 멍(왼쪽) 한국화웨이 최고경영자와 조이 탄(가운데) 화웨이 글로벌 미디어ㆍ커뮤니케이션 총괄 사장, 피터 조우 화웨이 무선 네트워크 마케팅책임자(CMO)가 화웨이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화웨이 제공

화웨이는 전 세계 어떤 환경에서도 5G 인프라와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서비스까지 ‘엔드투엔드’(end-to-endㆍ모든 구성요소 연결)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화웨이의 5G 경쟁력을 묻자, 피터 조우 무선 네트워크 마케팅책임자(CMO)는 “우리가 5G 투자를 시작한 건 2009년이며, 작년 투자비만 40억위안(약 6,800억원)”이라고 말했다. 조우 CMO는 “장비업체 중 유일하게 엔드투엔드 제품과 솔루션 제공이 가능한 업체”라고 자신했다.

화웨이가 각국에 5G 통신장비를 제공하기 위해 장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전 세계 통신사는 30개가 넘는다. 이 중에는 국내 통신사들도 포함돼 있다. ‘2019년 3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까지 시간이 급박해 통신장비를 빨리 납품받아야 하는 국내 통신사로서는 화웨이는 거부하기 힘든 존재다. 국내 통신사 임원은 “화웨이가 무서운 건 각 통신사의 요구에 맞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을 한꺼번에 묶어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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