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교섭단체 원내대표 첫 회동
법사위ㆍ운영위 등 물밑 샅바싸움
국회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6⋅13 지방선거 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앉았다. 여야는 6월 임시국회 종료를 사흘 앞둔 27일이 돼서야 첫 탐색전을 갖고 하반기 원구성 협상에 돌입했다. 표면적으론 상견례 수준에 그쳤으나 물밑에선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치열한 샅바싸움이 시작된 분위기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김성태 자유한국당⋅김관영 바른미래당⋅장병완 평화와 정의 모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나 원 구성 협상에 들어갔다. 회동은 50분 가량 이어졌다. 홍 원내대표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많은 국민들이 국회 정상화를 바라고 있어서 신뢰를 갖고 빠른 시일 내에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하자는 의견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세부적인 협상 내용까지는 아직 전혀 진전이 없었다”면서 “오늘 상견례 통해 앞으로 수석부대표, 교섭단체 대표 간 수시로 협의 조정하는 협상 방식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130석을 확보해 명실상부한 원내 1당을 굳힌 민주당은 회동 때 보여준 탐색전과 달리 야당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달 말까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을 매듭짓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면서 “협상 물꼬가 어렵게 트인 만큼 여야 모두 국회 정상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회의장석 사수는 물론 법사위와 운영위를 포함해 전반기 국회 당시 한국당이 맡은 상임위원장 8석을 모두 가져오겠다는 계산도 가지고 있다.
반면에 한국당은 법사위와 운영위만큼은 절대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여권 일각에서 법사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오는데 대해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가뜩이나 원내 제1당으로 중앙권력과 지방권력을 모두 독점하고 있는 판에 야당의 견제 기능을 무력화하려는 권력독점적 발상”이라고 엄포를 놨다. 재보선 결과, 범여권 성향 의원들이 원내 절반인 150석을 넘으면서 전반기 관례대로 운영위와 법사위를 모두 민주당에 내줄 경우, 한국당은 사실상 여당을 견제할 실질적 수단을 잃게 된다.
바른미래당과 평화와 정의도 국회부의장과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양당은 모두 상임위원장 2석과 국회부의장 1석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이날도 김 원내대표는 “국회 관례는 교섭단체 순서에 따라 의장단을 구성하고, 의석수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배분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장 원내대표는 “원구성 협상은 달라진 다당제 체제를 바탕으로 국회법 원칙과 국민 눈높이에 맞춰 진행돼야 한다”고 맞섰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