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ㆍ총리실 “준비 부족”… 李총리 연기 건의
몸살감기 文대통령 금요일까지 일정 취소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주재할 예정이었던 제2차 규제혁신 점검회의가 회의 약 2시간 전 전격적으로 취소됐다. 청와대와 총리실은 준비 부족을 회의 취소 이유로 들었으나 주요 각료가 참석하는 회의가 당일 취소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하루 전 소득주도성장 재점검 차원에서 청와대 경제라인을 교체한 데 이어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는 혁신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관료사회 군기잡기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총리실에 따르면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문 대통령에게 “규제혁신 보고 내용이 대체로 잘 준비됐으나 국민 눈높이에 더 맞춰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연기를 건의했다. 인터넷전문은행, 개인정보 규제개혁 등을 두고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총리실은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 총리 건의 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회의를 거쳐 회의 연기를 결정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총리로부터 보고를 받고 본인도 ‘답답하다’는 말씀을 하셨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개혁의 성과를 반드시 만들어서 보고를 해달라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1차 규제혁신 회의를 열었고 이날 오후 3시 2차 회의를 열 예정이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규제혁신 회의에 앞서 예정돼 있던 오드리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 접견 일정도 취소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3차 남북 정상회담 등 비공개 일정을 소화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 등 과도한 일정과 누적된 피로로 인해서 몸살 감기에 걸렸다”며“청와대 주치의는 대통령께 주말까지 휴식을 취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고, 이에 따라 대통령의 목요일, 금요일 일정을 취소 및 연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유네스코 사무총장 면담도 건강 문제로 취소됐다는 것이다. 다만 규제혁신 회의 연기와 문 대통령 건강은 관련이 없다고 김 대변인은 덧붙였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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