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기원 밝힐 수 있을지 주목
암석 채취 마치고 2020년 말 귀환
일본의 소행성 탐사선 ‘햐야부사 2호’가 27일 목적지인 소행성 ‘류구’의 상공 20㎞ 지점에 도착했다. 지난 2014년 12월 가고시마(鹿児島)현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하야부사 2호는 류구 지표면에서 생명의 기원을 밝힐 수 있는 암석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오는 임무를 띠고 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이날 오전 9시 35분 하야부사 2호가 지구로부터 3억㎞ 떨어진 류구의 목표지점에 도착했고 기체 상태에 이상은 없다고 발표했다. 하야부사 2호는 당분간 류구 상공에서 탑재된 카메라를 통해 지표를 관측하고 표면의 중력장을 측정하는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올 가을부터 내년 봄에 걸쳐 세 차례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특히 마지막에는 탑재하고 있는 2㎏짜리 구리포탄을 소행성 표면에 충돌시켜 인공 분화구를 만든 뒤 지표면에 착륙해 암석을 채취할 예정이다. 해당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 12월 류구를 출발해 2020년 말 지구로 귀환한다.
류구는 지름이 약 900㎙로 지구와 화성 사이에 존재하는 주판알 모양의 소행성이다. JAXA는46억년 전 태양계가 탄생되었을 당시의 물이나 유기물이 류구에 남아 있을 가능성에 기대하고 있다. 하야부사 2호는 전날에는 류구의 표면을 촬영한 사진을 지구로 전송했다. 사진 속 류구의 표면은 암석 등으로 울퉁불퉁했으며 직경 200㎙ 크기의 구덩이도 선명하게 촬영됐다. 하야부사 2호가 탐사활동을 마치고 귀환할 경우 생명의 기원에 대한 연구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야부사는 일본어로 매를 뜻한다. 일본은 2003년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를 발사해 2010년 세계 최초로 소행성의 미립자를 지구로 가져오는 등 소행성 탐사 분야에선 미국보다 한발 앞서 있다. 그러나 하야부사는 발사 이후 엔진 고장 외에도 소행성 ‘이토카와’ 착륙 과정에서 자세제어장치 고장 등 우여곡절을 겪었고, 이를 개선한 모델이 하야부사 2호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2016년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ㆍ렉스’를 발사, 8월 소행성 ‘베누’로부터 200만㎞까지 접근시켜 첫 번째 사진을 촬영해 지구로 전송할 예정이다. 베누에도 태양계 생성 당시의 유기물이 남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리스ㆍ렉스는 2020년 7월 베누의 지표면에 착륙해 암석 샘플 등을 채취한 뒤 2023년 이후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이에 NASA와 JAXA는 협정을 체결해 각각 채취한 암석 샘플 등을 공유하는 등 연구 성과를 공유하기로 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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