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대북 자극ㆍ도발에 목적을 둔 한미연합훈련은 중단하겠다고 27일 밝혔다. 북한 비핵화 진전을 위해서는 상호 간 신뢰 조성이 필수적이란 판단에서다.
브룩스 사령관은 이날 국방부 영내 육군회관에서 한미동맹재단이 주최한 제2회 한미동맹포럼 초청연설을 통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등 한미연합훈련 중단 결정과 관련, “(북한과의) 신뢰 조성이 가장 중요한 시기에 불필요한 도발로 보일 수 있는 훈련, 연습은 멈추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뢰 관계 구축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결심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그는 한미연합훈련 중단 조치가 “과거 우리(한미)의 기조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는 신호”라고 규정했다. 이어 “(대북 군사 압박을) 로키(low-key)로 가는 것은 대화 용의가 있고, 긍정적 변화를 꾀할 생각이 있음을 전달하려는 것”이라며 “지도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 올바른 외교적 결심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뢰 구축에 방점을 찍은 것은 핵 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내려놔야 하는 김 위원장의 운신의 폭을 넓히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비핵화 프로세스가 역진하지 않도록 대북 압박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모든 훈련ㆍ연습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고, 그러한 지침도 없었다”며 “훈련 규모ㆍ시점ㆍ시나리오 등을 조정해 혁신적ㆍ창의적으로 준비 태세를 다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칼을 칼집에 넣어두되 쓰는 법을 잊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비유를 들며 “압박을 계속 가함으로써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이 얘기한 방향(비핵화)으로 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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