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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천둥 박수는 어디서 온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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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천둥 박수는 어디서 온 걸까

입력
2018.06.2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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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팬들이 16일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경기도중 천둥박수 응원을 펼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아이슬란드 팬들이 16일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경기도중 천둥박수 응원을 펼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푸른 유니폼을 맞춰 입은 아이슬란드 전사들이 양 팔을 하늘 위로 뻗어 올린다. 북소리에 맞춰 일제히 손뼉을 치며 “후” 짧고 굵은 기합을 지른다. 별 다른 응원 구호도 없다. 천둥으로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채운다. 간격은 5초에서 3초, 2초, 1초로 점점 짧아진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그들이 선보인 ‘천둥박수’는 전 세계 축구팬들의 뇌리에 깊게 새겨졌다.

‘천둥박수’ 또는 ‘바이킹 박수’라고 불리는 이 응원이 사실은 바이킹과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한국시간) 뉴욕타임스는 “천둥박수가 스코틀랜드에서 건너왔다는 설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2014년 아이슬란드 축구팀 스탸이르난이 스코틀랜드 축구팀 마더월과 유로파리그 예선에서 격돌했는데, 스탸이르난 팬들이 원정 응원길에 올랐다가 마더월 팬들로부터 이 응원을 배웠다는 것이다.

천둥박수 응원은 201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에서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누렸다. 아이슬란드가 조별리그에서 포르투갈, 헝가리와는 비기고 오스트리아를 꺾은 뒤 16강에서 잉글랜드마저 잡는 파란을 일으키자 이 응원도 크게 화제가 됐다. 이어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아이슬란드 대표팀 귀국 환영행사 자리에서 팬 3만3,000여명이 운집해 천둥박수를 함께 친 장면은 전 세계 축구팬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이날 모인 숫자는 아이슬란드 전체 인구의 10%에 해당한다. 당시 아이슬란드 응원단 대표인 크리스틴 욘손은 영국 가디언지와 인터뷰에서 “이 응원은 마더월 팬들로부터 따온 것이지만, 우리가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날아올랐고 이 응원 덕분에 유로2016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응원가의 원조를 따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마더월조차 시초가 아니라는 주장도 강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07년 개봉한 영화 ‘300’에서 따 왔다는 설이다. 이 설은 제라드 버틀러가 주인공을 맡은 이 영화에서 스파르타 군인들이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구호를 외치는데 이것이 마더월 축구팀에게로 옮겨갔다고 주장한다. 마더월 응원단 대변인 데이브 워드로프는 2016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이 영화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꽤 오랫동안 유명했었던 구호라 정확히 언제 시작했는지 특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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