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가스,짙은 연기로 구조 어려워
오늘 경찰,소방당국 등 정밀감식
세종시 주상복합건물 신축 공사장 화재 당시 지하에 쌓아 놓은 가연성 자재가 인명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가연성 자재가 타면서 나온 유독가스와 짙은 연기가 근로자들의 대피와 소방당국의 구조작업에 지장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을 유증기 폭발로 추정하고, 관계기관 합동 정밀감식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밝혀낼 계획이다.
채수종 세종시소방본부장은 27일 오전 시청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화재 당시 지하에 있던 가연성 단열재 등이 타면서 짙은 연기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고, 유독가스가 많아 대피나 구조작업에 어려움이 컸다”고 말했다.
채 본부장은 “현장에 있던 근로자 등으로부터 장마 때문에 가연성 단열재 등을 지하주차장으로 옮겨 놨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제천스포츠센터나 올 1월 밀양 세종병원에 이어 사망자 3명을 포함, 40여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세종시 공사장 화재 역시 가연성 자재가 주요 원인으로 드러났다.
채 본부장은 또 이번 화재가 “에폭시 작업 유증기에 의한 폭발”이라고 예측했다. 소방당국은 전날 공사업체로부터 에폭시 관련된 것을 사용한 크랙 보수작업과 일부 페인트 작업을 진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세종경찰서는 화재경위 파악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화재가 난 주상복합 건물 시공사인 부원건설 관계자와 현장에 있던 근로자 등을 상대로 화재 경위를 조사했다. 전날에는 현장소장과 안전관리책임자 등 3명을 밤늦게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3시간 동안 사고 경위와 조치 여부 등을 조사했다.
경찰은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근로자들을 직접 찾아가 화재 당시 했던 작업 등을 확인하고 있다. 전날 사고 현장이 찍힌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경찰은 소방당국, 노동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으로 28일 오전 10시 30분 화재현장에 대한 합동 정밀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대형 화재가 나면 다음날 감식을 진행하지만, 불이 난 주상복합 지하에는 짙은 연기와 유독가스 많이 남아 있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채 본부장은 “발화지점과 화재원인은 정밀감식을 통해 밝혀질 것”이라며 “입주 예정자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건축물 안전진단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행정도시건설청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오후 1시 10분쯤 세종시 새롬동(2-2 생활권 H1블록) 트리쉐이드 주상복합 아파트 신축공사장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나 3명이 숨지고 3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이날 오후 7시를 기해 해당 현장에 대한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세종=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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