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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야유받으며 16강티켓 챙긴 덴마크-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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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야유받으며 16강티켓 챙긴 덴마크-프랑스

입력
2018.06.27 16:11
수정
2018.06.27 19:01
25면
0 0

포그바·음바페 주전선수 빼고

경우의 수 완성되자 설렁설렁

“돈 아깝다” 관중들 거센 항의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C조 조별리그 프랑스와 덴마크의 최종전. 모스크바=AP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C조 조별리그 프랑스와 덴마크의 최종전. 모스크바=AP 연합뉴스

유럽의 강호 프랑스(FIFA 랭킹 7위)와 덴마크(12위)의 2018 러시아월드컵 C조 조별리그 최종전이 열린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 경기장을 가득 메운 7만8,011명은 수준 높은 유럽 축구의 진수를 기대했지만 축 늘어지는 경기에 거센 야유를 보내고 발걸음을 돌렸다.

오직 웃은 자들은 조 1, 2위로 나란히 16강에 진출한 프랑스(2승1무ㆍ승점 7)와 덴마크(1승2무ㆍ승점 5) 선수단뿐이었다. 두 팀은 C조 최종전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이번 대회에서 0-0 무승부는 38경기 만에 처음이다.

일찌감치 16강을 확정한 프랑스는 이날 공격의 핵심인 폴 포그바(25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킬리안 음바페(19ㆍ파리 생제르맹) 등을 선발 라인업에서 빼는 여유를 보였고, 무승부만 거둬도 16강에 갈 수 있는 덴마크도 이기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지지 않는 경기를 목표로 했다.

같은 시간 소치에서 열린 호주-페루전에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페루가 호주를 후반 5분 만에 2-0으로 앞서면서 프랑스와 덴마크는 무리수를 두지 않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 후반 중반 답답한 경기 흐름이 이어지자 관중은 야유를 보냈다. 양 팀은 후반에 교체 카드로 공격수들을 투입했지만 결국 최고조에 이른 관중의 야유를 진정시키지 못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축제에서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성의 없는 경기를 펼친 두 팀에 혹평이 쏟아졌다. 영국 BBC 라디오의 축구 해설자 디온 더블린은 “두 팀이 월드컵 분위기를 망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관중은 이 경기를 보려고 큰 돈을 지불했는데, 어느 누구도 열심히 땀 흘리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미국 ESPN은 “특별한 일도, 고무될 일도 없었다”면서 “TV로 시청하기 힘든 경기”라고 지적했다. 또 영국 데일리스타는 “두 팀이 지루함으로 단결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졸전에 대해 프랑스 대표팀도 책임을 통감했다.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27ㆍ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은 “클럽 팀에서 종종 이런 경기를 하는데, 현장에서나 TV로 보는 팬들이 보기엔 좋은 경기가 아닌 것이 사실”이라며 “많은 골과 멋진 움직임을 기대했던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대표팀 감독 또한 “흥미로운 경기는 아니었다”며 “덴마크가 무승부를 원했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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