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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정 감독 “‘마녀’, 청소년들이 충분히 볼 수 있어…한국 사회 유교 탈레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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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정 감독 “‘마녀’, 청소년들이 충분히 볼 수 있어…한국 사회 유교 탈레반” (인터뷰)

입력
2018.06.27 14:09
수정
2018.06.2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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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정 감독이 ‘마녀’의 15세 관람가 등급에 대한 생각을 고백했다.

그는 앞서 열린 ‘마녀’ 언론시사회에서 “15세 관람가 등급은 나도 의외였다”는 반응을 내놓은 바 있다.

27일 오전 스타한국과 만난 박훈정 감독은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사실 우리가 그런 얘기를 한다, 한국 사회가 유교 탈레반이라고. 조금 과하게 뭔가를 규제하고 제한하고 했던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나는 TV에서 영화를 잘 못 보겠다. 차라리 하질 말던가. 리얼리티가 떨어지니까. 난 정말 이해가 안되는 게 예컨대 킬러가 사람 죽이러 갈 때 담배를 물지 사탕을 물겠냐. 건달이 욕하면서 얘기하지 바른말 고운말을 쓰겠나"라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안방에서 보여주기 싫으면 아예 못 틀게 하던가. 그걸 등급은 등급대로 매겨놓고 또 처리를 하니까 답답했다. 영화도 마찬가지고. 왔다갔다하고 들쑥날쑥하는 건 문제가 있다. 명확한 기준이 있고 등급이 일관되게 나온다면 이 정도는 청소년들이 충분히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또한 그는 '마녀'를 통해 선과 악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스스로 던졌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답은 못 얻었다"고 털어놨다. 박 감독은 "성악설, 성선설에 대해서 기초를 하자면 사람은 악하게 태어난다를 믿는 편이다. 나는 사람이 다 선하게 태어나면 법이 필요 없을 거고 법과 윤리 교육은 필요 없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들이 왜 죽어라고 그런 체계를 갖추려고 하냐면 본인들 스스로가 아는 거다. 제어해야 한다는 걸. 그런데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신이 딱 하나를 던져준 건데 사랑 같은 거다. 부모 자식 간의 사랑, 사람과 사람 간의 사랑. 그 상태에서는 다른 계산이 안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녀'에서도 악하게 태어난 아이가 십년 간 자기 본능을 누르고 살 수 있던 건 그런 영향도 있지 않았을까"라고 차분히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박훈정 감독은 지난 2011년 개봉한 영화 '혈투'로 데뷔했다. 그에 앞서 2010년 '악마를 보았다'와 '부당거래'의 각본을 담당해 영화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감독으로서 이름을 날리게 된 작품은 지난 2013년 개봉한 '신세계'다. 이후 2015년 '대호', 2017년 '브이아이피'에 이어 2018년 신작 '마녀'를 내놨다.

'마녀'는 시설에서 수많은 이들이 죽은 의문의 사고, 그날 밤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고 살아온 고등학생 자윤(김다미) 앞에 의문의 인물이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액션물이다.

신예 김다미를 비롯해 조민수, 박희순, 최우식까지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다. 27일 개봉.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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