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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산업, ‘굼벵이’ 뜨고 ‘누에’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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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산업, ‘굼벵이’ 뜨고 ‘누에’ 지고

입력
2018.06.27 15:20
수정
2018.06.2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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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점박이꽃무지 성충과 가공제품.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흰점박이꽃무지 성충과 가공제품.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곤충 사육이 농촌 신성장 산업으로 부상한 가운데 ‘굼벵이’로 통용되는 곤충인 흰점박이꽃무지를 기르는 농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17년 곤충 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곤충 사육 농가(기업 포함)는 2,136곳으로 전년보다 875곳(69.4%) 증가했다. 곤충 산업 종사자는 3,194명으로 전년 대비 1,373명(75.4%) 늘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사육 곤충은 흰점박이꽃무지로, 전체 곤충 사육 농가의 55.9%에 해당하는 1,195호가 이 곤충을 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 814곳에서 1년 새 381곳(증가율 46.8%)이 늘어난 것으로, 2016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흰점박이꽃무지를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 것이 사육 급증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흰점박이꽃무지가 간 해독, 혈액 순환 촉진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강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 사이에 입소문이 났다”며 “주로 환이나 즙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흰점박이꽃무지 사육 농가의 총 매출액은 166억원으로, 농가당 1,390만원 수준이다.

이어 사육 농가가 많은 곤충은 장수풍뎅이(415곳), 귀뚜라미(384곳), 갈색거저리(282곳), 사슴벌레(158곳) 등의 순이었다. 장수풍뎅이와 귀뚜라미는 주로 분말이나 농축액 형태의 음식 재료로 쓰이고, 고소한 맛을 내는 갈색거저리는 쿠키, 소면 등으로 가공 판매된다. 사슴벌레는 관상용, 교육용으로 수요가 많다. 특히 재작년만 해도 농가 92곳(5위)에서만 기르던 귀뚜라미는 사육과 번식이 쉽다는 장점에 힘입어 사육 농가가 4배 이상 증가했다. 농가 총매출액 면에서도 귀뚜라미(56억원)는 흰점박이꽃무지에 이어 2위에 올랐고, 장수풍뎅이ㆍ갈색거저리(이상 24억원), 사슴벌레(1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곤충 산업의 효시 격인 누에 사육은 위축되는 추세다. 누에 사육 농가는 지난해 말 735곳이었다. 누에 농가와 따로 작성되는 곤충 사육 농가 통계와 겹쳐보면 전체 사육 곤충 중 2위 수준이지만, 지난해(816곳)에 비하면 81곳(9.9%)이나 줄어 하락세가 뚜렷하다. 뽕잎을 먹는 누에의 사육 면적(뽕밭)은 480ha로, 전년(580ha)보다 5분의 1가량 줄었다. 건조 누에, 생누에, 누에고치, 동충하초 등 누에 관련 생산액도 79억원으로 1년새 3억원(3.7%) 감소했다.

누에 사육 부진은 누에고치로 생산되는 명주실이 저가 중국산에 시장을 뺏긴지 오래고, 식용 곤충 시장에서도 누에가 다른 경쟁 품목에 밀리면서 매출이 감소한 탓으로 해석된다. 신규 사업자 진입이 끊기다 보니 누에 농가 고령화도 심화하고 있다. 누에 사육과 오디(뽕나무 열매) 재배를 합친 양잠 종사자 중 61세 이상이 59%에 달하고 50세 이하는 11%에 불과하다. 오디 재배 농가(4,182호) 역시 다른 작물 재배로 갈아타는 농가가 늘면서 전년 대비 663호(13.7%) 감소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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