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이 속속 윤곽을 드러내는 가운데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를 두고 당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가 지난 26일 경제수석과 일자리수석을 교체한 데 이어 조만간 개각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장관의 거취 결정도 이번 개각 포함 여부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장관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정치권에 있으면 '출마합니다'라고 선언하면 된다. 그런데 지금은 내각에 있다"며 "대통령도 개각을 고민하신다니 그동원 업무 성과를 평가한 뒤 정치인 출신 장관들에게 돌아가도 좋다는 사인을 주시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 장관의 이런 발언은 당 안팎에서 당권 도전 의지를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이나 다름 없는 것으로 해석되는 분위기도 있다.
이는 차기 대권 주자로도 거론되는 김 장관이 당대표로서 문재인 대통령의 확실히 뒷받침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본격적으로 정치 행보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과도 닿아 있다.
다만 김 장관이 공석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개각 대상으로 지목된 3~4개 부처 장관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고, 검경수사권 조정 등 주요 현안을 챙기고 있어 그의 교체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김 장관 본인은 개각 포함 여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에 달린 사안인 만큼 당대표 선거와 관련한 언급을 가급적 자제하고 우선 국정에 전념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 측 관계자는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께서 김 장관은 계속 쓰시겠다고 하면 내각에 남는 것이고 개각 대상에 넣으시겠다고 하면 당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우리 마음대로 사표를 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김 장관이 장관직을 내려놓고 정치권으로 복귀해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더라도 실제 당권을 거머쥐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는 그가 당권 도전을 결단하기 전 고려할 사항이기도 하다.
민주당 차기 당대표 후보로 자천타천 10여 명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해찬·김진표·최재성·전해철 의원 등 이른바 핵심 친문(친문재인) 인사들 간의 의견 조율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서로 활발하게 소통하는 만큼 이르면 이번주 안에 1~2명으로 '대표선수'가 좁혀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저마다 당권에 대한 의지가 강해 전당대회에 임박해서야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전해철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6월 말 회계보고를 위해 후원내역을 다시 정리하는 과정에서 지방선거 경선 때의 감동을 또 한번 느꼈다"며 "더 힘을 내서 잘 하겠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범친문 내지 신문(新文)으로 분류되는 김 장관은 민심과 당심을 동시에 얻으려면 당내 주류로 포진한 핵심 친문과 경쟁해 돋보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난주 김 장관과의 저녁식사에 동석했는데, 김 장관이 '당에서 나를 친문으로 인정해주겠나'라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편 전당대회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 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이종걸·박범계 의원이 이미 출마 선언을 했고, 설훈·송영길·이인영·김두관 의원도 물밑에서 선거 준비가 한창이다.
당대표 선거와 분리해 치러질 최고위원 선거에는 4선의 안민석 의원을 비롯해 재선의 박광온 의원과 초선의 박주민 의원 등이 출마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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