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이 신예 김다미 덕분에 '기사회생'(起死回生)했다고 고백했다.
박훈정 감독은 27일 오전 스타한국과 진행된 인터뷰에서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누가 연기를 해야 할지 계속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안 되면 애니로 만들어야 하니까, 배우를 생각했는데 솔직히 자윤 캐릭터와 매칭이 되는 배우를 못 떠올렸다. 이 영화는 자윤 캐릭터가 영화의 거의 전부라서 캐스팅이 다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딱 자윤이랑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이미지와 느낌을 원했다. 그래서 오디션을 보겠다고 했고,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웃었다.
박 감독은 "김다미를 봤을 때 '저건 자윤이다.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외적인 모습이나 말투, 다 내가 어렴풋이 생각했던 자윤의 어떤 이미지와 느낌이 표현이 될 거 같더라"고 회상했다.
그는 "캐스팅을 하다 보면 그런 경우가 있다. 아예 떠올리지도 않은 배우가 만났을 때 확 느낌이 온다. 이 케이스도 그랬다"며 "오디션을 정말 오래 봤다. 몇 개월에 걸쳐서. 그런데 적임자가 정말 없었다. 프로젝트를 미뤄야 하나 고민도 했는데 막판에 와서 김다미가 우리를 기사회생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박훈정 감독은 김다미의 연기에 대해 칭찬하며 "본인은 긴장했다고 하는데 긴장을 전혀 안 하더라. 영화에서 보여준 모습이 본인은 나름 긴장한 거라고 하더라. 긴장을 정말 안 하면 뭘 얼마나 보여줄지가 궁금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더불어 그는 해외 영화 중에 '마녀'와 비슷한 콘셉트의 영화가 많지 않냐는 질문에 "영화를 꼽아보면 몇 작품 없고, 일본 애니메이션이 많다. 할리우드 영화 중에 여성 액션물이 나온 게 있긴 한데 손으로 꼽으면 열 개를 채 못 꼽을 거다"라며 "일본 애니는 정말 수십 개를 꼽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소재가 영화적으로 구현하기 쉽지 않다. 청소년들이 나오고 액션 자체가 세고. 이러면 냉정하게 말하면 영화 기획으로는 타겟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며 "애니메이션은 자유롭지 않나. 그래서 애니가 많다"고 덧붙였다.
박훈정 감독은 지난 2011년 개봉한 영화 '혈투'로 데뷔했다. 그에 앞서 2010년 '악마를 보았다'와 '부당거래'의 각본을 담당해 영화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감독으로서 이름을 날리게 된 작품은 지난 2013년 개봉한 '신세계'다. 이후 2015년 '대호', 2017년 '브이아이피'에 이어 2018년 신작 '마녀'를 내놨다.
'마녀'는 시설에서 수많은 이들이 죽은 의문의 사고, 그날 밤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고 살아온 고등학생 자윤(김다미) 앞에 의문의 인물이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액션물이다.
신예 김다미를 비롯해 조민수, 박희순, 최우식까지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다. 27일 개봉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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