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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를 지붕 없는 야외박물관으로”

입력
2018.06.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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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에게 바란다] ‘골목대장’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

“후임 단체장은 다양한 공모사업으로 국비 확보하시길…”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 윤희정기자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 윤희정기자

“자연인으로 돌아가 아름답고 살기 좋은 대구와 중구를 만드는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2006년 7월 초선으로 취임했던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이 며칠 후면 3선 연임 임기를 마친다. 윤 청장은 12년 간 ‘주민이 행복한 중구’를 목표로, 대구의 중심이자 뿌리인 중구의 역사 흔적을 살리고 낙후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도심재생사업에 매진했다. 그 결과 ‘동성로 공공디자인 개선사업’과 ‘근대골목투어’,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등 중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사업이 탄생했다.

“‘골목대장’이라는 별명답게 1,000개 골목에는 1,000개의 스토리가 있다는 마음으로 골목 이야기를 찾으려 애썼다”는 그는 “이 골목을 이어 우리지역 근대사를 고스란히 담은 근대골목투어 프로그램 5코스를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문화유산을 소중한 자원으로 활용해 중구 전역이 지붕 없는 야외 박물관으로 탈바꿈했고, 주민들의 지역 사랑도 커져만 갔다.

근대 건축물을 관람하는 것으로 시작된 근대골목길 투어는 ‘2012 한국관광의 별’과 ‘한국관광 100선’ 3회 연속 선정되었고, 대구 대표 우범지대였던 김광석 거리는 도심에 위치한 공간특성 활용과 지역 문화 예술인과 함께 힘써 지난해 150만 명의 관광객 방문을 이끌어 내는 등 관광 불모지 대구를 관광도시 반열에 올리며 대구 도시 브랜드를 바꾸어놨다는 평이다.

2007년에는 ‘동성로 공공디자인 개선사업’을 통해 행인의 통행을 방해하던 동성로 노점상을 정비했다. 그 후 동성로는 평일 50만~60만, 주말 100만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즐겨 찾는 도심으로 재탄생했고, 다른 자치단체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후임 청장에 당부도 잊지 않았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에 발전적인 아이디어를 더해 키워 나가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윤 청장은 “정부가 ‘도심재생 뉴딜 시범사업’을 공표했는데, 이미 오래 전부터 시행해 온 중구 입장에서는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중구는 주민이 작아 예산은 많지 않지만 다양한 공모사업으로 국비를 확보해 올해까지 5년 연속 대구 재정자립도 1위 기초단체를 지키고 있는 만큼 또 다른 공모사업을 통해 주민이 원하는 정책을 펼쳐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청장은 퇴임 후 중구 대봉동 옛날 사무실로 다시 돌아가 ‘도시뱅크윤’이라는 도시재생 싱크탱크를 가동한다.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인 그에게는 앞으로도 도시재생사업과 자치분권위원회 활동, 특강 등 바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시각으로 도시를 바라보며 일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는 윤 청장은 “앞으로도 재미있는 도시 이야기로 아름다운 도시, 자부심이 드는 도시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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